▲ 영화 '살아남은 아이'를 연출한 신동석 감독. 제공|신동석 감독

[스포티비스타=부산, 이은지 기자] 영화 ‘살아남은 아이’는 애도, 위로,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타인의 고통을 100% 이해하기 힘들지만, 우리는 ‘위로’의 명목하에 다양한 이야기를 건넨다. 때로는 아무 말 없이 그저 지켜봐 주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지만, 타인은 알지 못한다.

연출을 맡은 신동석 감독은 그런 위로에 대해 생각했다. 20대 초반, 갑작스럽게 연달아 지인들의 죽음을 목격했고, 애도의 감정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

위로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말들이었지만 때로는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바라봤다. 그 목격담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했고, 자연스럽게 작품관에 스며들었다.

부산에서 만난 신동석 감독은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에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관객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됐고, 또 독립영화의 여건 상 영화제는 큰 힘이 됐단다. 굉장히 좋은 기회였고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 이하 신동석과 나눈 일문일답.

Q. 영화제 초청된 소감이 궁금하다.

첫 장편영화인데 출품 돼서 오니까 기분이 좋다.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독립영화가 나오면 영화제가 좌우한다.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많은 관객들이 봤으면 좋겠다.

Q. 영화 속 감정들이 상당히 슬프다.

20대 초반에 갑작스러운 죽음을 연달아 목격했다. 애도의 감정으로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나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거나 겉으로만 위로를 한 것들이 있는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Q. 제목만 보고 세월호가 연상되기도 했다.

그런 분들이 많더라. 배우들에게도 시나리오를 드렸을 때 세월호 유가족들이 연상된다고 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면서 쓴 것은 아니다. 애도에 대한 보편적인 감정들이 깔려 있어서 그렇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Q. 정말 좋은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배우 캐스팅은 초고를 쓰고 가상으로 리스트를 만들 때 생각했던 그 배우들이다. 최무성, 김여진, 성유빈까지 마음속 1순위였다. 시나리오를 전달 하고 함께 하자는 연락을 들을 때 마다 기분이 좋았다. 내가 원하던 그림이, 상상으로 했던 것이 현실이 되고 있음이 느껴졌다. 굉장히 행복했다.

Q. 영화를 보면 살아남은 아이가 죽은 아이의 부모에게 진실은 말하지만 사과는 하지 않는다.

감히 잘못했다는 말을 할 수 있었을까 싶다. 사과를 말로 해서 그 아이의 죄책감이 덜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자신을 구하고 죽었다고 한다. 하지만 진실은 아니다. 죽은 아이의 부모가 자신에게 잘 해 줄수록 죄책감을 느끼고, 결국 진실을 말한다. 그 아버지가 자신을 죽이려 했을 때 눈물을 흘리며 스스로의 손으로 목을 더 조르게 하는데, 말은 하지 않지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변화가 생기는 지점이기도 하다.

Q. 죽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한번 비틀어진다. 죽음의 이유가 밝혀지면서 다른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특별한 이유보다 굉장히 자연스러웠다. 1부과 2부 느낌이 있고, 반전도 있다. 하지만 내가 글을 쓸 때는 그런 느낌을 가진 것은 아니다. 살아남은 아니는 부부의 고통을 이해하고, 고백을 한다.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된다. 꼭 나누라면, 애도와 윤리 정도로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 영화 '살아남은 아이' 성유빈 스틸. 제공|부산국제영화제

Q. 영화에서 살아남은 아이로 등장하는 성유빈의 연기가 참 인상 깊었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이제훈 씨의 동생으로 나온다. 그때는 좀 더 성숙해 보이는데, 우리 영화에서는 그렇지 않다. 전혀 다른 느낌이다. 놀라운 것은 우리 영화와 그 영화를 동시에 촬영했다. 연기 톤이나 이미지가 달라서 신기했다.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역할마다 살리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Q. 뉴 커런츠는 경쟁 부문이다. 상에 대한 욕심도 드는가.

상을 받으면 당연히 감사하다. 하지만 큰 규모의 영화제에 초청돼 소개 될 기회를 받은 것만으로도 좋다. 개봉까지 험난한 과정이 있겠지만, 이번 초청을 계기로 그래도 기회를 얻을 수 있겠다는 기대는 있다.

Q. 영제가 ‘Last Child’로 조금 독특하다.

직역을 하면 ‘survival Child’ 인데, 우리 영화의 느낌과 너무 다르다. 그래서 바꾸게 됐다. 투쟁해서,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 남은 아이 같아서 마지막 아이로 바꾸게 된 것이다. 그리고 ‘라스트 차일드’에도 살아남은 아이라는 의미도 있다고 들었다.

Q. 감독이 생각하는 위로는 무엇인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며 위로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살아남은 아이’ 속 부부와 아이는 서로를 덜 상하게 하려고 한다. 무뚝뚝한 남편이 성격이 다른 아내를 묵묵하게 받아주는, 또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의 슬픔을 받아주고, 서로에게 위로를 준다. 사람을 대하는 방식 자체가 탓을 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Q. 마지막에 부모와 아이는 어떻게 됐을까.

강물에서 어머니가 아이를 구해내고, 또 그 어머니의 남편이 같이 구한다. 두 사람이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 어머니는 안도한다. 그 후는 아무도 모른다. 안타까운 일에 대한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함께 갈지, 각자 다른 길을 갈지는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아니는 전과는 전혀 다르게 살아 갈 것이고, 부모의 삶도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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