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준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장꾸준' 장원준(32, 두산 베어스)의 호투가 절실해졌다.

두산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13으로 역전패했다.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4-2로 앞선 5회 1사 만루에서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좌월 만루포를 얻어맞은 뒤 NC로 급격하게 분위기가 기울었다. 니퍼트는 5⅓이닝 6실점에 그치며 에이스의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평소 6이닝은 철칙처럼 버티던 니퍼트가 일찍 마운드를 내려간 여파는 컸다. 함덕주-이용찬-김강률로 뒷문을 틀어막는 계산이 꼬였다. 6회 1사 1, 3루에서 2번째 투수로 나선 함덕주가 1이닝 무실점으로 버텼고, 7회 1사 1, 2루에서 이용찬이 3번째 투수로 나섰다. 이용찬은 다음 2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이용찬은 8회 선두 타자 손시헌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맞고, 김태군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한 뒤 이현승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바로 김강률로 가기는 일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현승-김강률로 가려고 했으나 계산이 꼬였다. 이용찬 1이닝 1실점-이현승 ⅓이닝 3실점-김명신 0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7점을 뺏긴 뒤에야 길었던 8회가 끝났다. 5-6에서 5-13까지 벌어지면서 반격의 여지도 사라졌다.

기선 제압에 실패한 두산은 2차전 승리가 더 간절해졌다. 1승 1패 균형을 맞춰야 조금은 편하게 마산 원정 길에 오를 수 있다. 2차전 선발투수는 예상대로 장원준을 내세웠다. 장원준은 정규 시즌 29경기 14승 9패 180⅓이닝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8년 연속 10승과 10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장꾸준' 3글자를 각인시켰다.

두산 유니폼을 입은 2015년부터 가을에도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2015년 NC와 플레이오프 2경기 1승 13이닝 4실점, 2015년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1경기 1승 7⅔이닝 1실점, 지난해 NC와 한국시리즈 1경기 1승 8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포스트시즌 등판을 앞둔 장원준은 덤덤했다. 지난 11일 상무와 연습 경기에서 2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준비는 잘되고 있다. 구위 테스트를 했다. 다른 건 괜찮았는데 체인지업이 조금 왔다갔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년 동안 큰 경험(포스트시즌, 국제 대회 등)을 많이 했다. 지난해 만큼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장원준은 "잘하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마음을 비웠을 때 결과가 더 좋았다. 점수 주면 '내가 그렇지'하고 넘겼다. 힘을 빼고 가볍게 스트라이크를 넣는다는 생각으로 던지면 결과가 좋았다"며 마음을 비우고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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