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공 하나 하나를 찬찬히 뜯어보면 대패의 시작은 작은 실수에서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실수가 아니었다면 무너지지 않을 수도 있었음을 뜻한다. 두산이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는 뜻이다.
니퍼트가 적시타를 내준 상황을 되짚어보자. 1-2로 두산이 뒤진 5회 1사 1루. 타석엔 나성범이 들어섰다.
나성범은 이날 니퍼트의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경기 전 "다른 공은 노리지 않고 오직 직구만 보고 들어가겠다"고 했었지만 몸은 마음과 따로 놀았다. 니퍼트의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연신 헛스윙이 돌아나왔다.
1사 1루. 추가 진루를 막아야 하는 포수 양의지는 또 한 번 체인지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초구는 체인지업. 나성범의 방망이가 다시 한 번 춤을 췄다.
이 정도 약점을 보이면 포수는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들어야 한다. 유리한 카운트. 만에 하나 손이 나오지 않아도 1-1이 된다. 결론은 체인지업.
하지만 이 때 니퍼트의 실투가 들어온다.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고 만 것이다. 빗맞은 타구가 나성범의 방망이게 걸리며 안타가 됐다. 실투 하나가 위기를 자초한 것이었다.
다음 상황은 모두가 알 듯이 실책이 나오며 만루로 위기가 불어난 상황.
다음 타자는 스크럭스였다. 양의지는 초구로 슬라이더를 택했다. 니퍼트가 페넌트레이스에서 우타자를 상대로 주로 쓰며 무려 30%의 헛스윙 비율을 이끌어냈던 그 공이었다. 예상대로 스크럭스의 방망이가 크게 헛들았다.
2구째는 하이 패스트볼이었다. 다음 공으로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택하기 위한 목적구였다. 눈 높이의 공이 한 번 들어오면 다음 공의 낮은 변화에 대처하기 어려워진다. 양의지의 볼배합은 매우 교과서적이었고 정석적이었다.
문제는 또 한 번 실투가 들어왔다는 점이다.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기 기대했던 슬라이더는 한 가운데로 몰려들어갔다. 스크럭스의 방망이가 기다렸다는 듯 돌아나왔다. 스크럭스는 경기 후 "슬라이더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말한 슬라이더는 떨어지는 공이었을 것이다. 그의 "알고 있었다"는 "치겠다"보다 "속지 않겠다"는 뜻이 강했다. 니퍼트의 3구처럼 가운데로 몰려 올 것이라 예상할 수는 없다.
결국 그 한 방이 니퍼트를 무너트렸다. 양의지는 매우 기본에 충실한 이상적인 볼 배합을 했다. 포스트시즌 처럼 큰 경기서 기본에 충실한 볼 배합은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갖고 있다. 하지만 실투 앞에선 무용지물이 됐을 뿐이다.
NC 투수 임창민은 "두산의 판타스틱 4(선발 4인방)를 이끄는 것은 포수 양의지"라고 말했다. 니퍼트는 분명 무너졌다. 하지만 두산은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 양의지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플레이오프는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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