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장원준(왼쪽)과 NC 이재학(오른쪽).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과 NC가 18일 잠실벌에서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대결을 펼친다. 2017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 두산은 이 경기까지 내주면 벼랑 끝에 몰린다. NC는 투수력 소모가 많아 장기전은 불리하다. 양 팀 모두 꼭 잡아야 하는 경기. 선발로는 장원준(두산)과 이재학(NC)이 나선다.

이날의 승부는 체인지업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체인지업에서 실수가 나오는 팀이 무너질 확률이 높은 게임이다. 두 투수 모두 체인지업이 매우 중요한 구종이기 때문이다.

이재학은 잘 알려진 투 피치 투수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두 구종으로 타자들을 상대한다.

그러나 상대하긴 결코 만만치 않다. 그의 체인지업은 특별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학은 사이드암 투수지만 좌타자에 강점을 갖고 있다. 좌타자를 상대로 훨씬 좋은 성적(좌타자 피안타율 .272 홈런 6, 우타자 피안타율 .313 홈런 16)을 거두고 있다. 특히 두산 주포 김재환을 6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꽁꽁 묶은 전력이 있다.

체인지업의 회전수가 리그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rpm이 2645나 된다. 2위 권오준(삼성 2175rpm) 보다 500rpm 가까이 높은 수치다. 리그 평균은 체인지업 회전수는 1727rpm에 불과하다.  

체인지업은 회전축을 낮추고 회전수를 줄여서 종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 목표인 구종이다. 이재학은 반대로 체인지업에 회전수를 많이 줘서 공을 떨어트린다. 

그러다 보니 각이 날카로우면서 빠르다. 이재학을 상대한 좌타자들은 "(이재학의) 체인지업이 왼손 투수가 던지는 빠른 슬라이더 같다"고 말한다. 

슬라이더는 투수가 휘두르는 팔의 방향으로 회전이 생긴다면 체인지업은 역방향으로 회전이 생긴다. 때문에 같은 회전수라도 타자가 느끼기엔 전혀 생소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재학이 두산의 주력 좌타 라인을 어떻게 상대할지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장원준도 체인지업이 주요 구종이다. 흥미로운 것은 좌.우 타자를 크게 가린다는 점이다.

장원준은 체인지업의 무브먼트가 좋은 투수다. 수평 무브먼트가 34.42cm나 된다. 리그 평균 3위의 기록이다.

자연스럽게 체인지업으로 맞는 안타의 수도 줄어든다. 장원준 인플레이타구의 체인지업 피안타율은 2할3푼1리에 불과하다.

장타를 거의 맞지 않는다는 점이 강점이다. 피장타율은 2할7푼4리에 불과하다. 리그 평균 체인지업 피안타율 3할4푼3리와 피장타율 5할7리와 비교해 보면 장원준의 체인지업이 매우 위력적인 구위임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구사 비율이다. 다음은 장원준이 우타자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구종 그래픽이다.

그래픽상 좌측 하단에 촘촘히 박혀 있는 파란색이 체인지업을 뜻한다. 장원준이 우타자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잡으면 몸쪽으로 승부를 걸기 보다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유도를 많이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좌타자가 타석에 들어서면  전혀 다른 투수가 된다. 체인지업은 머릿속에서 지워도 좋을 정도다.

좌타자 상대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 구종 그래픽이다. 좌타자를 상대로는 오히려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패스트볼을 쏠쏠하게 활용했다. 이후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나 컷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몸쪽 보여주기 이후 바깥쪽 슬라이더라는 좌투수의 좌타자 상대 기본 원칙에 충실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요한 건 체인지업은 거의 던지지 않았음을 뜻한다.

장원준의 체인지업은 좌타자의 몸쪽으로 파고드는 궤적을 그린다. 전술한 바와 같이 수평 무브먼트가 손에 꼽힐 정도의 수준이다. 바꿔 말하면 변화가 심해 좌타자에게 던지면 몸에 맞을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장원준이 좌타자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아끼는 이유로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자, 이제 과연 NC의 우타자들이 장원준의 체인지업에 얼마나 손을 내지 않을 수 있을 것인지,체인지업을 머릿속에서 지워도 되는 좌타자들의 바깥쪽 공략은 어떤 결과를 낼지가 남아 있다.

이날의 승부는 체인지업이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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