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범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박성윤 기자] "멤버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기회는 오는 것이 아니다. 18년 만에 잡은 기회다. 마지막일 수도 있다. 꼭 한번 하고 싶다."

약한 비가 오락가락하는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정규 시즌을 1위로 마치고 한국시리즈에 선착해 NC 다이노스 또는 두산 베어스를 기다리고 있는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V11'을 위해 컨디션 조절에 힘을 쏟고 있었다.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 가운데 동료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베테랑 3루수 이범호를 만날 수 있었다. 늘 우승이 간절하다고 말한 이범호에게 '기회를 잡았네요'라고 말을 꺼내자 이범호는 "드디어 왔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졸 신인으로 2000년 한화 이글스에서 1군 데뷔한 이범호는 2006년에 단 한번 '한국시리즈'와 만났다. 3위로 시즌을 마친 한화는 KIA와 현대 유니콘스를 차례로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삼성 라이온즈에 1승 만을 기록하며 패했다. 그가 마지막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한국시리즈와 인연이었다.

마지막인 줄 알았던 '한국시리즈'는 11년 만에 다시 이범호 앞에 찾아왔다. KIA는 정규 시즌 우승이라는 타이틀 아래 하위 팀들 한국시리즈 진출을 기다리는 챔피언 자리에 섰다. 이범호는 KIA 일원으로 '기회의 땅'을 밟을 수 있게 됐다.

각오를 묻자 "모든 선수가 이제 우승 하나만 보고 뛰는 경기가 왔다. 정규 시즌과 달리 포스트시즌은 개인이 아닌 팀을 보고 뛰는 것이다. 지금 경기를 하고 있는 다른 팀 선수들도 모두 팀 승리 하나만 생각하고 뛰고 있다. 나도 우승 하나만 보고 뛸 것이다"며 힘주어 말했다.

1981년생 이범호는 만 35세, 우리 나이로 37세다. 선수로서는 황혼기다. 이범호에게 '마지막일 수도 있는 무대'라는 말을 꺼내자 고개를 끄덕였다. 이범호는 "그렇다. 선수 구성이 좋다고 이런 기회가 계속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18년 만에 잡은 기회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뛰겠다"며 간절한 마음을 강하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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