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누가 정규 시즌 팀 평균자책점 2위(두산 4.38)와 4위(NC 4.71)의 맞대결이, 그것도 드넓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포스트시즌 경기가 타격전이 될 거라고 예상했을까. 그것도 2경기에서 홈런을 10개나 치면서. 이제 링은 마산으로 옮겨진다. 지금까지 추세로 보면 더 많은 홈런이 나오고, 더 뜨거운 타격전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단 의미다. 3차전 선발 NC 에릭 해커와 두산 마이클 보우덴, 경기가 열릴 마산구장과 홈런의 상관 관계가 중요해졌다. 

▲ NC 에릭 해커(왼쪽)와 두산 마이클 보우덴 ⓒ SPOTV NEWS
◆ 선천적 타자 친화 마산구장에 대해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해 마산구장은 1군 제1 구장 9곳 가운데 5번째로, 4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홈런이 나오기 쉬운 곳이다.  

97m-116m-97m. 펜스 높이가 약 4m로 잠실구장(3m)에 비해 높다지만 구조의 한계는 어쩔 수 없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나 인천 SK행복드림구장 만큼은 아니지만 마산 역시 홈런이 잘 나오는 조건을 갖춘 곳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바람 역시 여기에 한 몫한다.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과 준플레이오프 3, 4차전에서 나온 홈런이 무려 14개에 달할 정도로 포스트시즌에서도 홈런이 양산됐다. 

두산은 올해 마산구장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원정 팀이다. 8경기에서 20개의 아치를 그렸다. 닉 에반스가 5개, 박건우가 4개, 오재일이 3개를 쳤다. 박세혁 민병헌 김재환이 각각 2개, 양의지와 오재원이 각각 1개씩 홈런을 기록했다. NC에서는 재비어 스크럭스가 18개(시즌 35개), 나성범이 11개(24개), 권희동이 10개(19개), 모창민이 8개(17개)로 마산구장 홈런 상위권에 있었다. 전체 홈런 숫자와 비교하면 '홈 어드밴티지'를 누린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보우덴의 늘어난 피홈런에 대해

보우덴은 지난해 NC 상대로 정규 시즌 3경기, 한국시리즈 1경기에 등판해 30⅔이닝 동안 안타를 10개만 맞았다. 장타는 2루타 하나. 6월 30일에는 노 히터가 있을 만큼 NC에 압도적으로 강했다. 부진했다는 올해도 NC전에서는 6이닝 2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그런데 내용은 조금 다르다. 올해는 한 경기에서 안타를 7개 맞았고, 나성범에게는 홈런도 내줬다. NC 뿐만 아니라 시즌 전체 성적을 봐도 피홈런이 증가했다. 

지난해 보우덴의 9이닝당 피홈런은 0.85개, 올해는 1.55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LG전 원정을 포함해 잠실엣 9경기 50⅓이닝을 던졌고 여기서 홈런 8개를 맞았다. 잠실구장 9이닝당 피홈런도 1.43개로 많은 편이다. 올해 꾸준히 지적받고 있는 문제점 제구 난조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 오른손 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0.225에 불과한데 홈런은 12개(204타수)나 맞았다는 게 눈에 띈다. 왼손 타자에게 내준 홈런은 3개(132타수)다. 

◆ 9이닝당 피홈런 4위 해커에 대해 

해커는 올해 160⅓이닝 동안 홈런 14개를 맞았다. 9이닝당 피홈런은 LG 헨리 소사(0.53) 두산 장원준(0.60) SK 메릴 켈리(0.76) 다음인 0.79개다. 1, 2위 두 투수가 모두 잠실구장을 홈으로 썼다. 3, 4위 두 명은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 홈인데도 극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선수들도 인천과 마산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켈리는 SK행복드림구장에서 1.39개, 해커는 마산구장에서 1.16개의 9이닝당 피홈런을 기록했다. 

단 해커의 경우 발목 부상에서 벗어난 뒤의 경기에서는 다른 내용이 보인다. 정규 시즌 마지막 2경기인 지난달 24일 LG전과 30일 넥센전에서는 14이닝 동안 홈런을 1개(LG 김재율) 밖에 맞지 않았다. 장타력이 약한 LG, 이겨야 하는 동기가 사라진 넥센을 상대해서였을 수도 있다. 단 사직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 4차전에서는 13⅓이닝 동안 피홈런은 물론이고 2루타 이상 장타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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