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턴건' 김동현은 '마에스트로' 김동현이 고미 다카노리를 이기자, 축하 메시지를 계속 받았다고 한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김동현에게 김동현은 언젠가 넘어서야 할 목표다.

UFC 라이트급 '마에스트로' 김동현(29)은 지난달 6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동현이 형처럼 되고 싶다. 형은 언제나 내 롤모델이다. 나중에 형이 세운 기록과 업적을 넘고 싶다"고 말했다.

마에스트로는 한국 종합격투기 개척자인 선배 '스턴건' 김동현(35)이 걸어온 길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

지난달 23일 UFC 파이트 나이트 117에서 고미 다카노리를 TKO로 꺾고 옥타곤 2연승을 달려 UFC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제부터 전성기라고 여기고 본격적으로 강자들과 경쟁을 준비한다.

마에스트로는 스턴건이 후배들에게 계속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길 바란다.

지난 6월 UFC 파이트 나이트 111에서 콜비 코빙턴에게 판정패하고 "시간을 두고 앞날을 고민하겠다"는 스턴건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동현이 형도 훗날 떠날 것이다. '김동현'이라는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이다. UFC에서 '김동현' 이름 석 자는 계속 남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동현이 형이 없는 팀은 상상해 본 적 없다. 형에게 아직 의지가 남아 있다고 믿는다."

투박한 사투리의 부산 사나이가 넌지시 건네는 감사의 메시지기도 했다.

▲ '마에스트로' 김동현은 '스턴건' 김동현을 롤모델로 삼는다. 언젠가는 그를 뛰어넘고 싶다고 말한다. ⓒ한희재 기자

'스턴건' 김동현은 후배가 2연승을 달려 마냥 기분이 좋은데, 여기에 자신에게 쏟아지는 축하 메시지 때문에 껄껄 웃을 수 있었다.

김동현은 지난달 28일 팟캐스트 '이교덕의 유일남(UFC 읽어 주는 남자) 라디오(http://www.podbbang.com/ch/15032)'에서 "동현이가 고미를 이겼는데, 이상하게도 내게 축하 메시지가 많이 왔다. 어떤 기사에는 내 사진이 걸려 있더라. 'UFC 김동현, 스턴건으로 KO승'이라는 제목도 봤다"고 말했다.

"동현이한테 고맙다고 했다. 방송 활동을 하면서 경기도 이기는 이미지를 쌓게 해 줬다"며 웃었다.

하지만 '스턴건' 김동현은 평소 팀에서 호랑이 같은 군기반장으로 통한다. 아끼는 후배에게 여기서 오히려 박차를 가하라고 했다. 차갑지만 따뜻한 조언이었다.

"경기를 자주 뛰어서 경험을 많이 쌓길 바란다. 이름을 알릴 수록 주변에서 유혹이 더 많아진다. 멀리해야 한다. 일단 UFC 5승 할 때까지 그 목표로 전념해 줬으면 한다. 그렇게 5승을 하면 자연스럽게 10승을 향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마에스트로는 스턴건의 바람대로 내년 자주 경기를 뛰려고 한다. "2018년에는 강자들과 계속 붙어 UFC 랭킹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스턴건은 마에스트로의 바람대로 도전을 이어 간다. 오는 21일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리는 '스파이더 인비테이셔널 브라질리안 주짓수 챔피언십 파이널(SPOTV+ 낮 12시 30분 생중계)'에서 노기 그래플링 특별 경기(90kg 계약 체중·10분)에 나선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키난 코넬리우스(25, 미국)에게 한 수 배워 보겠다고 했다.

스턴건은 UFC에서 13승을 거뒀다. 마에스트로는 두 번 이겼다. 현재까지 옥타곤 15승, '김동현'이라는 이름으로 몇 승까지 합작할 수 있을까?

2015년 마에스트로 김동현은 이상적인 그림을 그린 적이 있다. "김동현이라는 이름의 선수가 또 팀 매드로 들어오면 좋겠다. 1대 김동현, 2대 김동현에 이어 3대 김동현 타이틀을 물려줄 수 있지 않을까? 김동현이라는 이름은 영원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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