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빅3의 위력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시즌 전 걱정했던 에이스들의 이기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클라호마시티 선더는 2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에서 열린 2017-2018 NBA(미국 프로 농구) 정규 시즌 홈 개막전에서 뉴욕 닉스에 105-84로 완승을 거뒀다.

기대를 모은 빅3, 러셀 웨스트브룩과 폴 조지, 카멜로 앤서니가 모두 20득점 이상 활약했다. 웨스트브룩은 21득점 10리바운드 16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고 조지는 3점슛 6개 포함 28득점 6리바운드, 엔써니는 22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오클라호마시티는 러셀 웨스트브룩이 평균 트리플더블(31.6득점 10.7리바운드 10.4어시스트)을 기록하는 활약 속에 서부 컨퍼런스 6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웨스트브룩 혼자만 잘해선 강팀들이 우글거리는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를 뚫기 쉽지 않았다. 오클라호마시티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만난 휴스턴 로케츠에 1승 4패를 거두며 시즌을 마감했다.

한계를 느낀 오클라호마시티는 시즌이 끝나자 분주하게 움직였다.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에이스, 폴 조지를 큰 출혈 없이 데려왔고 소속 팀과 마찰을 입어왔던 카멜로 앤서니도 뉴욕과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시켰다. 기존의 웨스트브룩과 함께 조지, 앤서니 삼각편대를 구성한 오클라호마시티는 단숨에 우승 후보로 언급되며 팬들의 기대를 샀다.

하지만 동시에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세 선수는 지난 시즌 소속 팀에서 모두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선수들. 당연히 볼 소유 시간도 팀 내에서 가장 길었다. 세 선수가 번갈아가며 1대1 공격만 할 경우 팀 성적에 오히려 해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적지 않았다.

이날 1쿼터 경기력만 보면 이런 걱정이 현실화 되는 듯 했다. 유기적인 패스보단 세 선수의 1대1 공격이 주를 이뤘다. 당연히 공격 성공률이 떨어졌다. 경기 시작 5분여간 팀 득점이 7점에 그쳤고 야투는 11개 던져서 9개를 놓쳤다. 1쿼터 중반이 지나며 조지의 3점슛으로 침체된 공격이 살아나긴 했지만 팬들이 기대했던 빅3의 공격력은 아니었다.

빅3의 파괴력은 2쿼터 들어 나타났다. 시작은 속공이었다. 웨스트브룩이 속공 돌파를 통해 연이어 득점하자 뉴욕 수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웨스트브룩은 1선 수비를 제친 뒤 그대로 림을 향하거나 외곽에 있는 앤서니와 조지에게 3점슛을 어시스트했다.

1쿼터 부진했던 앤서니의 득점력도 살아나며 오클라호마시티가 분위기를 잡았다. 전반까지 오클라호마시티는 속공 점수로만 뉴욕의 5배인 20점을 기록했다.

2쿼터 1분 38초를 남기고 속공 과정에서 웨스트브룩의 패스를 받은 앤서니의 돌파 득점은 이날의 하이라이트. 더불어 상대의 반칙까지 얻어내며 3점 플레이를 완성시켰다. 외곽에 조지가 슛 찬스를 살피고 있었기에 뉴욕 수비수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3쿼터에도 세 선수의 호흡은 빛을 발했다. 속공 과정에서 웨스트브룩이 볼을 잡고 달리면 앤서니는 외곽에서 슛 찬스를 살폈고 조지는 트레일러로 따라갔다. 오클라호마시티는 3쿼터 초 6분여간 20-4를 만들며 뉴욕과 점수 차를 크게 벌렸다. 4쿼터 종료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오클라호마시티는 홈 개막전에서 21점차 대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날 오클라호마시티는 승리보단 빅3의 시너지 효과를 봤다는데 더욱 의미가 있었다. 웨스트브룩, 조지, 앤서니는 모두 서로에게 조금씩 공격권을 양보하면서도 자신에게 온 찬스는 놓치지 않았다. 이제 첫 경기일 뿐이지만 앞으로 오클라호마시티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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