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 축구 중계는 '라이브'가 생명이다. 생방을 사수하면 '스포일러' 걱정이 없다. 스포티비뉴스는 경기를 미리 보면서 약간의 '스포'를 뿌려볼 생각이다. FC서울과 수원삼성이 치르는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5라운드를 'SPO일러'로 전망한다.

*경기 정보 :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5라운드, FC서울 vs 수원삼성, 2017년 10월 21일 오후 3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

K리그 최고의 라이벌 매치가 열린다. FC서울과 수원삼성, 수원삼성과 FC서울의 '슈퍼매치'다. 많은 것이 달렸다. 잔여 경기 4경기, 승점 차이 단 2점. 리그 최종 순위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생각하면 절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자존심'. 자자, 자주 오는 경기가 아니다. 그리고 이건 올시즌 마지막 '슈퍼매치'다. 마지막이 진짜다.

◆ AGAINST : 3년 간 못 이긴 게 팩트다! VS 매년 한 번씩 수원이 이겼던 것도 팩트!

서울 : "3년간 우리를 한번도 못 이겼고, 내가 서울 맡고 3승 1무를 하고 있는 게 팩트다." - 황선홍 감독

2승 1무. 2017년 수원만 만나면 서울은 기분이 좋았다. 지난 시즌에도 1승 2무였다. 더구나 황선홍 감독이 부임한 뒤엔 3승 1무다. 이번 시즌 기세를 타지 못해 고전했던 서울이지만 슈퍼매치에서는 늘 집중력을 발휘했다. 당장의 경기력보다 집중력과 투지가 더 중요하다는 '더비'에서 서울이 한 수 위였다는 점을 증명한다. 지난해 FA컵 결승에서 만나서 승부차기 끝에 패한 기억이 있지만, 사실 1,2차전 180분 동안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홈에서 2골, 원정에서 1골씩 주고 받았다.

경험도 장점이다. K리그 통산 300경기 출전을 앞둔 데얀을 비롯해 박주영, 고요한 등 특별한 슈퍼매치의 무게를 아는 선수들이 많다. 이제 어린 선수들과 함께 슈퍼매치에서 어떻게 하면 이기는지를 자연스럽게 전수하고 있다. 서울이 이번에도 승리 준비를 자신하는 이유다.

▲ FC서울-수원삼성 예상 선발 라인업 ⓒ스포티비뉴스

수원 : 중요한 건 오늘이지 어제가 아니다. 최근 상대 전적에서 밀리는 건 분명한 사실이나, 라이벌 매치는 기존 기록으론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걸 무시할 수 없다. 최근 3년 동안 못이긴 건 맞다. 하지만 매년 한 번씩은 이겼던 것도 팩트다.

2015년 4월에는 무려 5-1 대승을 거뒀다. 김은선이 "기회가 된다면 이번에 황선홍 감독님께 그 선물(5골)을 드리고 싶다"고 도발한 바로 그 경기다. 2016년에도 수원이 서울을 이긴 적 있다. 그것도 '큰 경기' FA컵 결승전이였다. 1,2차전 180분 동안 승패를 못 가렸다곤 하나 우승 컵을 들어 올린 건 누구? 수원이었다. 올시즌 못이겼다고 이번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올시즌 1무 2패로 열세를 보였던 울산을 상대로 2-0으로 이기고 서울을 맞는 수원이다.

'정신승리'를 해도 상황이 녹록진 않지만,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김은선은 말한다.

"오히려 수원이 이렇게 힘들 때 서울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래 전부터 수원에 내려오는 말이 있다. '아무리 힘들어도 서울은 이긴다'는 말이다. 이번엔 반드시 승리하겠다."

◆ NOW : 들어는 봤나, 수비 안정! VS 무승부 고리 끊었거든?

서울 : 최근 '제대'해 복귀한 이웅희의 가세로 수비진은 한층 더 안정감을 찾았다. 이번 시즌 붙박이로 성장한 황현수와 함께 탄탄한 수비진을 꾸렸다. 34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의 맹공도 단단하게 막아냈다. 몸싸움 능력이 약점으로 꼽힐 순 있지만 어차피 수원에 압도적인 신체 조건이나 힘을 갖춘 선수는 없다. 투지 넘치는 수비로 수원을 막아설 준비가 됐다.

공격적으론 슈퍼매치에 강했던 데얀의 발끝에 기대를 건다. 데얀은 슈퍼매치에서만 6골을 기록해 역대 슈퍼매치 득점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8월 5일 대구FC전 이후 득점이 없었지만, 황 감독은 노련하고 경험이 많은 선수로서 큰 경기에서 '해결사'가 될 선수다. 황 감독도 "데얀의 득점이 주춤하긴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 슈퍼매치, 올시즌 마지막이다. 다시 오지 않는다. ⓒFC 서울

수원 : 수원은 4경기 만에 무승부 사슬을 드디어 끊었다. 무승부 기운은 31라운드부터 수원을 따라 다녔다. 인천전이 시작이었다. 가까스로 승점을 잡았구나 싶었는데 그 기쁨이 채 10분도 가지 못했다. 1-1 무승부. 32라운드에선 전북과 비겼다. 앞서나가다 정규 시간 9분을 남겨두고 PK 골을 내줬다. 33라운드 포항과 경기는 더 기가 막히다. 전반 6분 만에 골을 넣고선 마지막 추가시간을 버티지 못해 1-1로 비겼다.

승리 맛을 본 못지 한 달여가 다 돼 갈 무렵. 승리의 파랑새가 드디어 울었다. 울산전 승리다.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를 이겼다는 게 수원에겐 기분 좋다. 3위 울산과 승점 차이도 3점으로 좁혔다. 이 기세를 잇는 게 중요하다. 당장 FA컵 준결승이 나흘 뒤에 있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서정원 감독은 말한다. 모두 전력으로!

"후에 FA컵 준결승이 있어도, 슈퍼매치에 힘을 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만큼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을 준비하고 있다."

▲ 양한빈(왼쪽)과 조나탄 ⓒ한국프로축구연맹

◆ KEY PLAYER : '3G 연속 클린시트' 양한빈 있기에 VS 조나탄이 돌아왔다고!

서울 : 축구에서 개인 능력으로 경기를 바꿀 수 있는 포지션이 어디일까. 아마 11명 가운데 유일하게 손을 쓸 수 있는 골키퍼가 아닐까. 결정적인 위기들을 무실점으로 막는다면 팀의 패배를 막는 것은 물론이요, 경기 흐름까지 끌어올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서울엔 경기를 뒤바꿀 수 있는 환상적인 골리가 등장했다. 바로 194cm의 장신 골리 양한빈이다.

양한빈은 이번 시즌 전까지 통산 2경기에 출전한 것이 전부였다. 시즌 중반부터 주전으로 올라서더니 안장적인 방어 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23경기에서 21실점만 기록하면서 0점대 실점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8월 슈퍼매치에서도 승리를 지켰다. 전반 33분 염기훈의 프리킥을 처리하다가 공을 놓쳐 아찔한 위기를 줬지만 빠르게 반응해 스스로 해결했다. 후반전에는 난공불락이었다. '빅버드'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았던 서울의 원정 팬들은 경기뒤 양한빈을 연호했다. 이번 35라운드에서도 서울의 승리를 지킨다면 슈퍼매치의 새 영웅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

수원 : 그 방패에 맞설 자, 조나탄이 돌아왔다. 골맛도 봤다. 포항전에서 짧게 그라운드를 밟은 뒤, 이어진 울산전에서 74분여를 뛰며 20호골을 기록했다. 직접 페널티 킥을 얻었고, 골망을 갈랐다. 그동안 세리머니에 고팠을 조나탄. 원 없이 해보였다. 유니폼 상의를 벗고, 벗은 유니폼을 코너 플래그에 꽂고선 포효했다. 이 의욕은 이제 서울을 향한다. 서 감독이 우려할 정도로 각오를 다지는 조나탄이다.

"조나탄이 부상을 당한 게 서울전이었다. 의욕이 많이 차있다. 회복하는 기간도 빨랐고 의욕도 상당하다. 지금 여러 가지로 상승세다."

양한빈이 막아야 할 창은 조나탄뿐만이 아니다. 부상이 있긴 하지만 염기훈도 출격이 가능하다. 여기에 박기동, 산토스까지 공격 카드가 즐비하다. 아, 김민우도 있다. 리그에서 줄곧 윙백으로 뛰고 있으나 개막전을 되짚어보면 그는 포워드였다. 그리고 골도 넣었다. 조성진, 김은선의 가세로 수비도 괜찮다. 창이 제대로만 찌른다면 마지막을 라이벌전을 승리로 장식할 수 있다.  

글=유현태, 조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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