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헌 ⓒ 창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오늘(20일) 기분 좋네요."

좋은 기분은 좋은 타구로 이어졌다. 민병헌(30, 두산 베어스)은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 1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민병헌은 6타수 2안타(1홈런) 6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14-3 대승을 이끌었다. 두산은 시리즈 2승 1패를 기록하며 한국시리즈까지 1승을 남겨뒀다. 

시즌 막바지부터 맡은 리드오프 임무는 가을까지 이어졌다. 민병헌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1번 타자로 나서는 것과 관련해 "솔직히 힘들다. 감이 안 좋을 때 1번이면 타석에 많이 들어가니까 어려움도 많이 겪는다. 좋을 때는 또 많이 칠 수 있어서 좋다. 장단점이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1번 부담감이 없다. 잘되고 있어서 마음에 든다. 예전에도 계속 1번을 친 자리라서 편하기도 하다. 그라운드 볼이 많이 나와서 병살타 위험도 덜하고 여러모로 좋다"고 덧붙였다.

가을 야구 출발은 좋았다. 민병헌은 지난 17일 1차전에서 1회 첫 타석부터 중견수 앞 안타를 신고했다. 그러나 첫 안타 이후 긴 침묵이 이어졌다. 잘 맞은 타구가 상대 호수비에 막히면서 운도 따르지 않았다. 18일 2차전까지 8타수 1안타에 그치자 민병헌은 "칠 때 방망이가 출렁 거린다. 잘 맞은 것도 잡히니까 잘하려 해도 안 된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과 코치진은 민병헌을 믿고 계속해서 리드오프로 기용했다. 강석천 두산 타격 코치는 "단기전은 당장 맞고 안 맞는 건 상관 없다. 그날 컨디션으로 가는 거다. (민)병헌이가 해커(3차전 선발투수) 공을 가장 잘 치는 건 아니지만, 단기전은 다들 긴장하지 않나. 데이터로만 야구를 할 수는 없다"고 힘을 실어줬다.

그랜드슬램을 터트리며 믿음에 부응했다. 민병헌은 1-0으로 앞선 2회 1사 만루에서 우월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해커가 던진 초구 바깥쪽 체인지업을 공략해 담장 너머로 보냈다. 5-0으로 거리를 벌리며 NC에 찬물을 끼얹는 한 방이었다. 11-3으로 앞선 6회 1사 만루에서는 중견수 앞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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