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혁 ⓒ 창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뛰는 포수' 박세혁(28)이 안방마님 양의지(30, 이상 두산 베어스)의 빈자리를 확실히 채웠다.

박세혁은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 0-0으로 맞선 2회 6번 타자 포수 양의지의 대타로 나섰다. 박세혁은 3타수 2안타 2사사구 1타점으로 맹활약하며 14-3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두산은 시리즈 2승 1패를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을 남겨뒀다.

더그아웃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박세혁은 1회 수비 때부터 더그아웃 근처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양의지의 교체가 예상되는 상황. 양의지는 1회까지만 선발투수 마이클 보우덴을 리드하고 물러났다. 두산 관계자는 "허리에 통증을 느껴서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 곧바로 아이싱 치료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안방마님이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물러났으나 백업 포수 박세혁이 있었다. 박세혁은 지난 6월 양의지가 왼손 새끼손가락 골절로 이탈했을 때 빈자리를 살뜰히 채웠다. 무더운 여름 날마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장에 나선 박세혁은 김태형 두산 감독과 코치진에게 '한 층 성장했다'는 평을 들었다.

타석에서 양의지와 박세혁은 정반대다. 양의지는 발은 느리지만, 부드러운 스윙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한 방을 날린다. 박세혁은 양의지같은 거포 스타일은 아니지만, 출루하면 빠른 발을 살려 부지런히 뛴다. 정규 시즌에는 3번 도루를 시도해 2번 성공했다.

가을에도 빠른 발은 통했다. 박세혁은 2회 1사 첫 타석에서 몸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최주환의 중견수 왼쪽 안타에 힘입어 2루를 밟았고, 1사 1, 2루에서 오재원이 투수 실책으로 출루할 때 홈까지 내달려 득점했다.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가 투수 땅볼로 처리하지 않고, 병살타로 연결하려다 2루 송구 실책이 나왔다.

계속해서 발로 해커를 흔들었다. 6-2로 앞선 3회 1사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박세혁은 2사 1루 오재원 타석 때 2루를 훔쳤다. 이후 해커는 오재원과 허경민에게 연달아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민병헌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3회만에 해커의 투구 수는 71개까지 불어났다.

안타까지 신고했다. 박세혁은 7-3으로 앞선 4회 2사 1루에서 좌중간 2루타를 날리며 바뀐 투수 구창모를 몰아붙였다. 8-3으로 달아난 6회 무사 만루에서는 좌익수 앞 적시타를 때리며 펄펄 날았다. 

포수의 본분인 수비도 충실히 했다. 보우덴이 3이닝 3실점을 기록하긴 했으나, 불펜 함덕주(2⅔이닝)-김승회(1⅔이닝)-이용찬(⅔이닝)-김명신(1이닝)의 무실점 투구를 이끌며 대승에 이바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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