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갑석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도망자에서 추격자가 됐다. 이젠 물러설 곳이 없으니 적극적으로 나서 상대를 부수러 들어간다. 5위에서 막판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역전극을 준비하는 부천FC 이야기다.

부천FC는 21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와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35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부천은 이번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 한다. 부천은 승점 51점으로 현재 5위를 달리고 있다. 3위 아산 무궁화가 승점 53점, 4위 성남FC가 승점 52점이다. 일단 두 팀이 남은 2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부천은 올해도 승격의 꿈을 접어야 한다. 지난해에도 플레이오프에서 강원FC에 후반 추가 시간 역전 골을 얻어맞고 승격 꿈을 접어야 했다.

부천은 이번 시즌 줄곧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지켰다. 1위 경남FC와 2위 부산 아이파크의 고공행진 속에서 그 뒤를 쫓은 것은 부천이었다. 순위가 떨어져도 4위였고 이내 자리를 찾아 3위로 올라가곤 했다. 하지만 하필 시즌 막판 성적이 좋지 않았다. 29라운드부터 33라운드까지 4경기에서 2무 2패를 거두는 동안 아산과 성남이 부천을 앞질렀다. 만회할 시간이 부족해 상황은 더욱 어렵다.

부천 정갑석 감독은 "줄곧 압박감을 느끼면서도 3위를 지켰다. 4경기 부진 이후 5위로 밀리고 나니 선수들이 허무해하는 것이 느껴지더라"며 심리적 어려움을 설명했다. 다 잡았던 것처럼 보였던 플레이오프 진출도 이젠 다른 팀이 미끄러져야 가능한 상황이 됐다. 하지만 정 감독은 "아산과 성남도 압박감을 느낄 것이 분명하다. 시즌 내내 추격을 받았기 때문에 잘 안다"며 포기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 진창수, 다시 한번 부천 팬의 환호를 ⓒ한국프로축구연맹

남은 경기에서 승리를 노린 정 감독이 짚은 핵심도 '압박감'이다. "이겨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지면 생각이 많아진다. 생각이 많아지면 반응이 느려진다"면서 "훈련 때 생각 없이 몸이 먼저 반응하도록 강조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부천 선수들 역시 승리가 절실하지만 부담감을 덜고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이끌고 있는 것이다. 부천은 심리적 압박을 덜면서 승리하고, 그것에서 다른 팀들을 추격하며 조급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전술적으론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칠 것이다. 정 감독은 여러 차례 리버풀의 경기를 지켜봤다고 말했다. 강력하게 전방 압박을 펼치며 공격을 하겠다는 의미였다. 승리가 필요한 부천에 필요한 전술이다. 정 감독은 "최전방에 위치한 스리톱이 공간이 아니라 공을 중심으로 압박할 것이다. 풀백도 공격적인 위치까지 전진시킬 것"이라며 승리를 위한 경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상대인 수원FC가 김대의 감독이 새로 부임하는 등 변화가 적지 않았다. 정 감독은 "수원FC가 익숙한 몇 차례 패턴을 미팅 때 이야기한 것을 제외하곤 별 말을 하지 않았다"면서 맞춤 전술보다 부천의 축구로 나머지 2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부천은 동계 훈련부터 포백을 기반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하고 빠르게 공격을 펼치는 축구를 준비했다. 시즌 초반 새로운 전술적 색채에 적응하지 못하자 정 감독은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역습 전술로 전환했다. 위기의 순간에 정 감독은 다시 공격적인 전술을 빼들었고, 점점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도 좋아지고 있다. 지난 34라운드 대전 시티즌전에서 경기력 변화의 희망을 봤다.

이제 남은 경기는 2경기 뿐이다. 부천이 할 수 있는 것은 2경기 모두 이기는 것이다. 일단 시즌 마지막 홈 경기인 수원FC전에서 승리하면 뜻대로 상대를 조급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역전 시나리오를 만들려면 경쟁자들이 미끄러져야 하지만, 부천이 승리해야 그 확률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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