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원래 휴스턴은 수비가 강한 팀이 아니다. UZR/150(150경기에 출전했다고 가정했을 때 평균 수준 선수보다 얼마나 실점을 막아 냈나를 보여 주는 지표)이 -3.7로 30개 구단 가운데 26위다. 수비 시프트가 많은 편이라 기록에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올 시즌 101승을 만든 원동력은 수비를 상쇄할 만한 공격력이었다.

그런데 단기전에 들어서니 공격만큼 수비가 빛난다. 집중력을 살린 야수들이 놀랄 만한 수비를 연일 펼쳐 순항을 이끌고 있다.

2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선발투수 저스틴 벌랜더가 7이닝 동안 마운드를 무실점으로 지킬 때, 내야와 외야에서 그를 도왔다.

양키스 1번 타자 브렛 가드너가 1회부터 출루했는데 애런 저지의 강한 타구를 카를로스 코레아가 몸을 180도 돌려 낚아챈 뒤 더블 플레이로 연결했다. 공을 어려운 자세로 잡고 2루에 던지기까지 단 0.8초가 걸렸다.

벌랜더에게 닥친 최대 위기도 수비가 구했다. 이번엔 외야에서 나왔다. 3-0으로 앞선 7회 1사 1, 2루에서 토드 프레이저의 큼지막한 타구가 중견수 쪽으로 향했다. 이를 중견수 조지 스프링어가 펄쩍 뛰어 펜스에 부딪히면서 낚아챘다. 공을 던지고 주저앉았던 벌랜더도, 홈런을 확신했던 양키스 벤치도 놀라워했을 만큼 아찔했던 상황이었다. 비거리는 무려 123m로 측정됐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벌랜더는 다음 타자 체이스 허들리를 2루 땅볼로 막고 7회를 끝냈다.

휴스턴 야수들은 계속해서 벌랜더가 내려간 뒤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운드를 도왔다. 8회 두 번째 투수 브래드 피콕이 선두 타자 디디 그레고리우스의 파울 타구를 왼쪽 펜스에 부딪히면서 잡았다.

지난 14일 열렸던 1차전 승리 뒤에도 호수비가 있었다. 2-0으로 앞선 5회 2사 1, 2루에서 댈러스 카이클이 저지에게 안타를 맞았는데 좌익수 곤살레스가 강하고 정확한 홈 송구로 2루 주자 저지를 홈에서 잡았다.

야수들의 집중력이 빛난 이날 경기에서 휴스턴은 6-1로 양키스를 꺾고 시리즈 전적을 3승 3패로 균형을 맞췄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