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하받는 오재일(가운데) ⓒ 창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함덕주가 MVP인데, 오재일 때문이다. 오재일이 미쳐서 원망스럽다(웃음)."

한용덕 두산 베어스 수석 코치는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4-5로 이긴 뒤 수훈 선수 오재일에게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오재일은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4홈런) 2볼넷 9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포스트시즌 역대 한 경기 최다 홈런과 타점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두산은 시리즈 3승 1패를 기록하며 3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을 확정했다.

한 코치는 내심 불펜에서 궂은일을 맡은 함덕주가 시리즈 MVP로 뽑히길 바랐다. 함덕주는 포스트시즌 4경기에 모두 나서 6⅔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오재일의 파괴력을 넘어설 수 없었다. 함덕주는 4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됐고, 시리즈 MVP의 영광은 오재일에게 돌아갔다.

함덕주는 "(오)재일이 형이 오늘(21일) 워낙 잘 쳐서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내가 못해서 못 받은 게 아니니까. 이거라도 받아서 감사하다. 나보다 잘한 타자 형들이 많은데, 고생했다고 주신 거 같다. 내가 우리 팀 타자를 상대하면 정말 힘들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웃었다.

당사자인 오재일도 얼떨떨하긴 마찬가지. 오재일은 "제게도 이런 날이 오네요"라고 입을 연 뒤 "4번째 홈런이 넘어갔을 때는 '이상하다' 싶었다. 왜 자꾸 넘어가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운 좋게 실투가 계속 들어왔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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