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덕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더 큰 경기가 있다. 좋다고 생각하긴 이르다. 한국시리즈가 다 끝나고 나서 평가해야 한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다."

미리 웃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 불펜 '키맨' 함덕주(22)는 한국시리즈를 바라봤다. 두산은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4-5로 이기며 시리즈 3승 1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두산은 오는 25일 광주에서 정규 시즌 1위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함덕주는 두산의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에 발판을 마련했다. 플레이오프 4경기에 모두 나서 1승 1홀드 6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친 기색은 없었다. 함덕주는 "오늘(21일) 던질 때는 조금 힘들었는데, 이기면 많이 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나가는 거 힘든 내색 안 하고 세게 던지고 싶었다"고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포스트시즌 마운드 운용 구상을 밝히면서 함덕주의 쓰임을 강조했다. 선발투수들이 흔들릴 때 흐름을 끊을 투수로 함덕주를 쓰겠다고 공언했다. "우리 팀에서 선발이 흔들릴 때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투수는 함덕주 밖에 없다"며 가을에도 정규 시즌 때 보여준 기량을 펼치길 기대했다.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는 동안 '판타스틱4'의 성적은 좋지 않았다. 1차전 더스틴 니퍼트 5⅓이닝 6실점(5자책점), 2차전 장원준 5⅓이닝 6실점(5자책점), 3차전 마이클 보우덴 3이닝 3실점, 4차전 유희관 4⅔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함덕주는 3번째 투수로 나선 4차전을 빼면 모두 2번째 투수로 나서 칼같이 NC의 흐름을 끊었다.

함덕주는 "나를 믿어서 중요한 순간에 내보내 주신 거 같아서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더 열심히 던지고 자신있게 싸움을 건 게 주효했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컨디션은 최고다. 함덕주는 "정규 시즌에 가장 좋았을 때 컨디션과 비슷하다. 제구도 잘되고 변화구도 잘 들어간다. 컨디션도 좋고 밸런스도 좋아서 원하는 곳으로 구석 구석 공이 잘 들어갔다"고 했다.

한용덕 두산 수석 코치는 "함덕주가 시리즈 MVP를 받았어야 했는데, 오재일이 미치는 바람에"라고 농담을 던지며 애정을 보였다. 오재일은 플레이오프 4경기 15타수 9안타 5홈런 12타점 맹타를 휘둘렀고, 4차전에만 홈런 4개 9타점을 쓸어담는 괴력을 보여주며 시리즈 MVP로 뽑혔다. 함덕주는 4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한 코치를 비롯해 팀 동료들도 함덕주를 보면 "에이스"라고 외치며 불펜에서 궂은일을 맡은 동료에게 엄지를 들었다.

함덕주는 "에이스라고 칭찬해 주셔서 감사하다.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된 거 같다. 처음으로 큰 상(4차전 데일리 MVP)도 받아서 뜻 깊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지금처럼 중요한 순간 나가서 흐름을 끊어야 한다. 조금 더 자신 있게 들어가야 할 거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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