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너 맥그리거는 윗옷을 벗더니 철장에 가까이 붙어 아르템 로보프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UFC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가 22일(한국 시간) UFC 파이트 나이트 118이 열린 폴란드 그단스크 에르고 아레나에 나타났다. 소속 팀 SBG 아일랜드의 동료 아르템 로보프(31, 아일랜드)를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로보프와 안드레 필리(27, 미국)의 페더급 경기가 시작되자, 맥그리거는 VIP석에서 일어나 철장 가까이 붙었다. 목소리를 높여 로보프를 응원하고 작전을 지시했다. 원래 세컨드인 존 카바나 코치, 오웬 로디 타격 코치보다 목소리가 더 컸다.

맥그리거의 UFC 내 영향력 때문일까? 이러한 행동을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 2라운드까지 맥그리거는 옥타곤 주위를 빙빙 돌며 자유롭게 로보프의 네 번째 코너맨으로 활약했다(?).

UFC 파이터의 세컨드는 총 3명으로 한정된다. 통역 1명이 붙을 수 있어 케이지 사이드에는 최대 4명까지 있을 수 있다. 다른 관계자는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 진작에 맥그리거를 자리로 돌려보냈어야 했다.

보다 못한 레퍼리 마크 고다드가 2라운드에 맥그리거에게 "프로답게 행동하라"면서 자리에 앉아 있을 것을 명령했다. 그제야 UFC 관계자들이 와서 맥그리거에게 자리로 돌아가도록 했다.

▲ 왜 UFC 관계자들은 코너 맥그리거를 자리로 돌려보내지 않았을까?

고다드는 22일 MMA 파이팅과 인터뷰에서 "맥그리거는 네 번째 코너맨처럼 작전을 지시했다. 그것은 규정에 어긋난다. 자기 마음대로 옥타곤 사이드를 돌면서 소리쳤다"며 "맥그리거가 자기 자리에 있었다면 마음껏 목소리를 키워도 된다. 허락된 코너맨이 아니고는 누구도 옥타곤 사이드에서 네 번째 코너맨처럼 행동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맥그리거의 열정적인 응원에도 로보프는 필리에게 이길 수 없었다. 리치를 살린 필리의 아웃 파이트를 로보프는 따라잡지 못했다. 2라운드부터 필리가 테이크다운까지 섞자, 승부의 추는 쉽게 기울었다. 로보프의 0-3(27-30,27-30,27-30) 판정패.

맥그리거의 열정적인 로보프 응원은 오히려 필리에게 힘이 된 것 같다. 승리 후 "맥그리거가 옥타곤 사이드에서 소리쳐 내게 자극이 됐다. 10배는 더 흥분됐다. 그는 로보프를 응원했는데, 내가 응원을 받는 기분이었다. 단지 로보프를 이긴 것보다 계속 떠드는 맥그리거를 보면서 로보프를 이긴 것이 더 기분 좋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맥그리거는 로보프가 백스테이지로 들어갈 때 그와 함께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논란을 키웠다.

로보프를 위로한다는 게 선을 넘었다. 동성애 차별적인 단어인 '패거트(faggot)'을 여러 번 쓰는 것이 영상으로 찍혀 SNS에 돌았다. 필리를 빗대 표현한 것처럼 보인다. 미국에선 공인이 성소수자를 괄시하는 이 단어를 쓸 경우, 크게 문제가 된다.

▲ 리치가 짧은 편인 아르템 로보프는 안드레 필리의 아웃 파이트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0-3 판정패했다.

로보프는 지난 4월 컵 스완슨과 경기에서 진 뒤, 필리에게도 잡혀 연패에 빠졌다. 충격 때문에 은퇴까지 고려하는 듯한 말을 트위터에 남겼다.

"미래를 그릴 수 없다. 은퇴하고 복귀하고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앞날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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