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글 한준 기자, 영상 정원일] 공격수 이승우(19, 엘라스베로나)가 2경기 연속 교체 출전했다. 소속팀 엘라스베로나는 2017-18 이탈리아 세리에A 9라운드, 10라운드 경기에서 연달아 패했다. 이승우는 모두 팀이 지고 있던 시점에 투입됐다. 분위기는 바꿨으나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22일 키에보베로나와 베로나 더비에서 2-3으로 진 베로나는 현지시간 25일 밤, 한국 시간으로는 26일 새벽 아탈란타와 원정 경기를 치렀다. 주중 경기인만큼 로테이션이 가동됐다. 만 17세 유망주 모이세 켄이 다니엘레 베르데와 투톱으로 나섰다. 좌우 측면에 모하메드 파레스와 알레시오 체르치가 나섰다. 주장 잠파올로 파치니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풀백과 윙어를 겸할 수 있는 파레스가 전진배치되고, 평소 쓰던 4-3-3 포메이션 대신 4-4-2 포메이션으로 전환해 전반전 경기력은 개선되는 모습이었다. 전방 활동력이 강화되고, 두 줄 수비가 구축되면서 전반전 선수비 후속공이 잘 통했다. 전반전에 베르데의 패스에 이은 켄의 슈팅이 골망을 갈랐으나 VAR을 통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아 무효가 되기도 했다.

후반전에 진입하면서 원정팀 베로나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졌다. 후반 5분 만에 선제고를 내줬고, 4분 뒤 추가골까지 허용해 단번에 기세를 내줬다. 파비오 페키아 베로나 감독은 빠르게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후반 19분 체르치를 빼고 파치니를 투입했고, 후반 26분 수비수 토마 외르투를 빼고 이승우를 투입해 총공세에 나섰다. 

외르투가 빠지면서 레프트백 수프라엥이 중앙으로 이동하거나, 수비형 미드필더 포사티가 센터백 공간을 커버했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파레스가 뒤로 내려가거나, 이승우가 측면 미드필더, 왼쪽 윙 자리를 오갔다. 이승우는 경기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자리를 바꿨다.

▲ 이승우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승우에겐 이전보다 수비 부담이 큰 경기였다. 아탈란타가 2-0으로 리드하면서 공격 기세가 좋았다. 특히 오른쪽 측면 공격수 요시프 일리치치의 돌파와 슈팅이 날카로웠다. 스리백을 쓴 아탈란타는 오른쪽 윙백 한스 하테부르의 오버래핑도 위협적이었다.

이승우는 후반 28분 하테부르의 힘있는 드리블을 적극적으로 따라붙었다. 파레스가 일리치치를 견제하다가 빈 공간으로 하테부르가 침투했다. 일리치치의 패스가 배달됐다. 이승우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하테부르의 유니폼 바지를 잡고 늘어질 정도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하테부르는 이 견제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문전 침투 선수가 늦어 차단됐으나 결국 이승우를 앞에 두고 크로스 패스까지 매듭을 지었다.

공을 확보하고 공격을 전개한 베로나는 다시 아탈란탄의 압박에 공을 잃었다. 이승우는 우측면에서 일리치치와 맞닥뜨렸다. 힘의 차이가 느껴졌다. 파울로 돌파를 저지했다. 

후반 34분 이승우는 베로나의 역습 과정에서 자신의 장기를 보였다. 중앙 공간에서 두 명의 아탈란타 수비를 간결한 볼 컨트롤로 제친 뒤 왼쪽 측면 전방으로 스루패스를 보냈다. 이승우 투입 전까지 베로나에서 보기 어려운 탈압박이었다. 하지만 패스는 아탈란타 수비에 걸리며 무산됐다. 수비 상황에서는 물론 공격 상황에서도 추진력을 발휘하는 과정에 힘과 스피드가 충분하지 않았다.

후반 41분 아탈란타 수비 견제가 심한 가운데 왼쪽 전방으로 연결한 이승우의 로빙 패스는 깔끔했다. 다니엘 베사가 아탈란타 수비수 호세 팔로미노에게 차단되며 무산됐다. 이승우는 경기 막판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아탈란타의 패스 미스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승우 투입 이후 공격력이 살아났지만, 결국 베로나는 세 번째 골을 허용하며 0-3으로 완패했다.

이승우는 공격 전개 과정에서 세밀함과 창조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를 의미있는 장면으로 연결하기에 동료들과 호흡, 그리고 신체적인 완력이 부족했다. 상대 압박이 들어올 때 비비면서 뚫고 갈 수 없었다. 수비 상황에도 일대일을 버텨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기 어려웠다.

이승우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출전시간이다. 하지만 이승우에게 충분한 출전 시간을 부여하기엔, 그가 가진 피지컬 능력의 숙제가 있다. 선발 출전할 경우 더 쌩쌩한 상대 공을 막아내고 버텨낸 뒤, 상대 수비를 힘으로 무너트리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

▲ 만 17세지만 힘이 좋은 모이세 켄 ⓒ게티이미지코리아


유벤투스에서 임대로 온 모이세 켄은 세밀함과 창조성에서 이승우보다 떨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확실하게 공을 지킬 수 있고, 상대의 힘있는 수비수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공격을 전개할 수 있다. 이승우는 공을 쥐었을 때 탁월한 센스를 발휘하지만 동료들과 협응이 잘 되지 않고, 무엇보다 힘과 힘으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열세가 눈에 띈다. 페키아 감독이 과감하게 선발 카드로 쓰기 어려운 상황이다.

4-4-2 포메이션으로 전환은 베로나에게 가능성을 줬다. 이승우도 왼쪽 측면 미드필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왼쪽 윙어 자리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전술 변화는 이승우가 더 긴 시간 활약할 수 있는 실마리를 줄 수 있다. 그와 더불어 이승우는 세리에A 선수들과 힘 대결에서 밀리지 않을 피지컬 능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