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청주, 취재 조영준 기자, 영상 임창만 기자] "마이클 볼(호주) 코치 님이 가장 강조하시는 건 훈련입니다. 연습을 제대로 못하면 기록은 냉정하니까 결과로 나온다고 하셨어요. 주어진 시간에 이루어지는 훈련은 매번 열심히 하라고 말하십니다."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 안세현(22, SK텔레콤)은 박태환(28, 인천시청)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그는 접영에 집중했다. 어린 시절부터 주 종목을 찾아 집중한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어린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낸 그는 2011년 제92회 전국체육대회 여자 고등부 접영 100m와 200m에서 금메달을 땄다. 접영 100m에서 그는 이후 2013년까지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 안세현 ⓒ 청주실내수영장, 스포티비뉴스

2014년 전국체전에서는 일반부에 출전했다. 이 대회에서 접영 100m와 200m를 휩쓴 안세현은 이후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으로 부상했다. 26일 충북에서 막을 내린 제98회 전국체전에서는 접영 100m에서 7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또한 접영 200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접영의 '절대 강자'인 그는 세계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안세현은 지난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접영 100m에서 준결승에서 57초15로 한국 기록을 세웠다. 결선에서는 57.07초로 다시 한번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며 5위에 올랐다.

여자 접영 100m에서 56초대에 진입한 선수는 지금까지 20명이 되지 않는다. 그의 2011년 접영 100m 기록은 59초32였다. 안세현은 7년 만에 56초에 근접한 선수로 성장했다.

안세현의 진가는 200m에서 나타났다. 그는 접영 200m 결승에서 한국 기록인 2분06초67의 기록으로 4위를 차지했다. 비록 메달은 놓쳤지만 최강자들이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능성을 증명했다.

한국 수영에는 박태환이란 단 하나의 이름만이 존재했다. 그러나 여자 수영에서 안세현과 개인혼영의 김서영(23, 경북도청)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역영하는 안세현 ⓒ 연합뉴스 제공

박태환 옛 스승인 마이클 볼이 인정한 안세현의 가능성

안세현은 올해 호주 브리즈번에서 훈련했다. 그곳에서 박태환의 옛 스승인 마이클 볼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마이클 볼 코치는 안세현의 잠재력을 인정했고 제자로 받아들였다.

마이클 볼 코치가 안세현에게 가장 많이 주문하는 것은 '훈련의 중요성'이다. 주어진 훈련에 최대한 충실해야 좋은 기록을 얻을 수 있다고 주문한다. 안세현은 "훈련 속에서 페이스 훈련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볼 코치님은 기록은 냉정하기에 결과로 나온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국내 대회를 휩쓴 박태환은 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외국에서 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낯선 타국에서 적응하는 것은 물론 생활 습관과 언어 문제도 이겨내야 한다.

김서영은 "(안)세현이는 외국에 나가 훈련하기는 쉽지 않은데 잘 적응하고 있다. 나보다 한 살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은 선수다"며 칭찬했다.

호주에서 흘린 구슬땀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실을 맺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국내 최강임을 다시 한번 증명한 안세현은 금메달 2개(접영 100m, 200m)를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3주간 휴식했고 2주간 이번 대회를 준비했어요. 훈련 기간이 짧아 200m 기록은 아쉬웠습니다. 이번 체전 목표는 2관왕이었고 단체전인 혼계영 400m는 부담 없이 즐기려고 했어요."

26일 열린 혼계영 400m에서 안세현이 속한 경남 선발팀은 6위에 그쳤다. 그러나 애초 접영 100m와 200m를 목표에 두고 출전했기에 큰 후회는 없다.


내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확답은 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할 것

세계 접영의 높은 벽은 자유형 못지않다. 안세현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접영 100m 결승에서 일본 수영의 간판으로 불리는 이키 리카코(17)를 간발의 차로 제쳤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시아 최강으로 떠올랐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리카토의 지난해 이 종목 기록은 56초86이다. 200m에서는 중국의 장위페이(19)와 저우이린(25)이 버티고 있다. 이들의 최고 기록은 안세현을 앞지르고 있다.

"내년 아시안게임에서는 세 가지 종목에 다 출전해 메달권에 들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야 금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확답은 할 수 없어요. 일본과 중국 선수들의 최고 기록은 저보다 더 빠릅니다. 경기가 열리는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것 같아요."

안세현은 내년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선적인 목표는 메달권 진입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안게임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으로 지구력과 턴 기술을 꼽았다.

▲ 안세현 ⓒ 청주실내수영장, 스포티비뉴스

"제가 최선을 다해서 보완해야 할 점은 지구력입니다. 이 점은 물론 턴 기술도 부족해요. 제 경기를 계속 돌려보니까 턴에서 다른 선수보다 뒤처졌습니다.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완해야 합니다."

평소 여행을 좋아하는 안세현은 "세계선수권대회가 끝난 뒤 여행을 많이 다녔다. 지금은 다시 시즌이 시작돼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웃으며 말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안세현의 위상은 달라졌다. 그는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이에 맞는 행동도 많이 해야 한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로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안세현은 최근 한국 선수들의 기록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박태환과 김서영 그리고 자신을 제외한 선수들에게도 많은 응원을 해달라는 말을 남겼다.

"수영이라는 종목은 박태환 선수 한 명만 있었지만 지금은 김서영 선수도 있고 많은 선수의 기록이 올라오고 있어요. 저희 말고 다른 선수도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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