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선 ⓒ KLPGA

[스포티비뉴스=서귀포, 임정우 기자] ‘우승 초짜’ 김혜선(20, 골든블루)이 ‘우승 타짜’ 이정은6(21, 토니모리)을 무너트리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혜선은 29일 제주도 서귀포시 SK 핀크스 골프 클럽(파 72)에서 열린 한국 여자 프로 골프(KLPGA) 투어 SK핀크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총상금 6억원) 최종 3라운드가 강한 바람으로 인해 취소된 가운데 연장에서 이정은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대회가 열린 제주도 서귀포시 SK 핀크스 골프 클럽에는 초속 10m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선수들의 플레이에 어려움을 겪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경기분과위원회와의 상의 끝에 오후 12시 50분 경기 중단을 먼저 선언한 뒤 2시 5분에 최종 3라운드 취소를 결정했다. 

대회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린 이정은과 김혜선은 3라운드가 취소되면서 연장에서 승부를 가리게 됐다. 연장전은 16번홀을 시작으로 17번홀과 18번홀에서 스트로크 방식으로 경기한 후 3홀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3개 홀 스코어 합산으로 우승자가 결정되는 연장에서 김혜선은 이븐파를 기록하며 2오버파를 적어낸 이정은을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금 랭킹 56위로 KLPGA 정규 투어 우승이 없던 우승 초짜김혜선은 시즌 4승을 거둔 우승 타짜이정은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연장 첫 번째 16번홀

강한 바람이 불자 김혜선과 이정은은 드라이버 대신에 3번 우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김혜선과 이정은은 모두 페어웨이로 공을 보내지 못했다. 두 번째 샷 역시 강한 바람으로 인해 무리한 공략을 하기에는 어려웠다.

두 선수 모두 세 번째 샷에서 승부를 보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 때 유리한 상황을 만든 선수는 이정은이다. 이정은은 두 번째 샷을 페어웨이로 보내며 러프에서 세 번째 샷을 해야 하는 김혜선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 하지만 김혜선은 침착했다. 김혜선은 그린 앞에 있는 해저드를 넘기며 그린에 공을 올렸고 이정은과 나란히 버디를 시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린에서 두 선수의 퍼트는 안정적이었다. 버디 퍼트는 홀을 벗어났지만 김혜선과 이정은은 모두 파를 잡아내며 첫홀에서는 동타를 기록햇다.

#연장 두 번째 17번홀

파3 17번홀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한 선수는 김혜선이다. 김혜선은 펀치샷으로 그린을 공략했고 홀 옆 7m 거리에 공을 가져다 놓으며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반면 이정은의 티샷은 그린 왼쪽으로 벗어나며 보기로 타수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리드를 잡을 수 있는 김혜선은 과감하게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그러나 김혜선의 손을 떠난 공은 홀을 살짝 빗겨났고 파에 만족해야했다. 

시즌 4승을 거두며 올 시즌 KLPGA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한 이정은은 리드를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이정은은 정교한 어프로치로 홀 옆 1m 거리에 공을 붙였고 파 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부의 균형은 깨지지 않은 채 18번홀로 넘어갔다.

#연장 세 번째 18번홀

연장 마지막 홀인만큼 두 선수는 모두 드라이버를 꺼내들었다. 이정은과 김혜선은 거침없이 티샷을 날렸다. 이정은의 손을 떠난 공은 페어웨이에 떨어졌고 김혜선의 공은 페어웨이를 지나 러프 지역에 공이 멈췄다.

두 선수 모두 나쁘지 않은 곳에 티샷을 보내며 두 번째 샷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뒷바람이 강하게 불었기 때문에 바람을 정확하게 계산해야 되는 순간. 115m에서 먼저 친 이정은의 두 번째 샷은 해저드에 빠졌다. 반면 김혜선은 침착하게 그린에 공을 올리며 우승에 한 걸음 다가갔다.

결국 승부의 여신은 김혜선을 향해 웃었다. 이정은이 네 번째 샷을 홀에 집어 넣는다면 승부는 다시 한 번 연장 네 번째 홀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정은은 네 번째 샷을 홀 옆에 붙이지 못하며 더블 보기로 홀을 마감했다. 

우승에 가까워진 김혜선은 마지막까지 침착했다. 김혜선은 차분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켰고 더블 보기를 기록한 이정은을 따돌리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 김혜선 ⓒ KLPGA

김혜선은 이번 대회 챔피언에 등극하며 생애 첫 KLPGA 정규 투어 우승을 차지했고 정규 투어 2년 시드권을 거머쥐며 시드 걱정에서 벗어나게 됐다. 또 우승 상금으로는 1억 2000만원을 추가하며 상금 순위를 56위에서 20위권으로 크게 끌어올렸다.

경기 후 김혜선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다른 것을 신경쓰지 않고 내 플레이만 하려고 했던 것이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해서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그는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렇게 빨리 우승이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반짝 잘 치는 선수보다는 꾸준히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번 우승을 발판으로 꾸준하게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정은은 연장에서 패배하며 시즌 5승을 다음으로 미뤘지만 준우승 상금 6900만원을 추가하며 상금왕을 확정지었다.

공동 3위에는 이정민(26, BC카드)과 이승현(26, NH투자증권), 박지영(20, CJ오쇼핑)이 자리했고 장하나(25, BC카드)와 박소혜(20, 나이키), 이선화(31)가 공동 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진] 김혜선 ⓒ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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