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UFC 웰터급 파이터 콜비 코빙턴(29, 미국)이 선을 넘었다. 브라질을 적으로 돌렸다.

경기 전 "2014년 월드컵에서 독일이 브라질을 7-1로 이겼던 것처럼 데미안 마이아를 꺾겠다"며 브라질 팬들을 자극하더니, 지난 29일(이하 한국 시간) 상파울루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19에서 마이아를 3-0 판정으로 이긴 뒤에는 수위를 더 올렸다.

야유를 퍼붓는 브라질 관중들을 '더러운 짐승들(filthy animals)'이라고 불렀다.

코빙턴은 다니엘 코미어와 옥타곤 인터뷰에서 "브라질, 너희들은 쓰레기야. 아주 더러운 짐승들이야. 한 가지 말할 게 있어. 타이론 우들리, 난 너에게 가고 있다. 내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다면, 너의 집으로 들어가 널 KO시키고 내 챔피언벨트를 갖고 나오겠다"고 외쳤다.

코빙턴의 부적절한 발언에 브라질 지역을 담당하는 UFC 부사장 데이빗 쇼는 기자회견에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규정을 살펴보고 징계를 내릴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콜비 코빙턴은 브라질의 공적이 됐다.

브라질 출신 파이터들의 공분을 샀다. 코빙턴과 같은 팀 아메리칸 탑팀 소속인 '빅풋' 안토니오 실바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실바는 "코빙턴, 넌 프로가 아니다. 더러운 인간이다. 내 나라를 존경하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 그는 내가 소속된 아메리칸 탑팀에서 훈련한다. 하지만 브라질 사람들을 욕하는 나쁜 놈이다. 브라질 출신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그런 짓을 하다니 인간이 덜 됐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탑팀을 세운 히카르도 리보리오는 "3개월 전 아메리칸 탑팀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먼저 밝히고 "코빙턴의 발언에 화가 난다.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격투기 스포츠가 상대에 대한 존중을 잃어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코빙턴에 따르면, 점잖은 료토 마치다까지 폭발했다. 코빙턴은 "경기를 마치고 백스테이지로 들어갔을 때, 여러 브라질 선수들이 화가 나 있었다. 모두가 날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출전 대기 중이던 마치다도 날 보고 '넌 브라질을 모욕했다. 널 혼내 주겠다'고 하더라"고 했다.

하지만 코빙턴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트위터에 '공식 사과' 메시지를 올렸는데, 기름을 더 부은 꼴이었다.

"브라질 사람들이 내게 고함지르고 침을 뱉고 물병 등을 던졌다. '널 죽일 거야'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관계자들은 날 보호하기 위해 경호원을 호텔에 배치해야 했다. 난 상파울루에서 날 맞이한 브라질 사람들을 '더러운 짐승들'에 비유했다. 이 발언으로 화가 났을 '더러운 짐승들'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고 싶다."

코빙턴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제2의 차엘 소넨이 됐다. 소넨은 브라질이 발전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앤더슨 실바와 브라질 아이들은 진흙탕 속에서 놀고 있더라"고 말해 반더레이 실바 등 브라질 파이터들의 타깃이 된 바 있다.

코빙턴은 자신의 발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옥타곤으로 향할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누구도 모를 것이다. 브라질 관중들은 내게 욕하고 '죽이겠다'고 외쳤다. 내 어머니도 언급했다. 컵을 던졌고 걸어나가는 날 잡으려고 했다. 그렇게 행동하는 관중들을 더러운 짐승이라고 불렀다"고 해명했다.

"어차피 종합격투기는 재미고 게임이다. 난 브라질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이게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징계를 논의할 게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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