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기범은 영화 '쏘우' 시리즈 직쏘 인형을 닮았다. ⓒ이교덕 기자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문기범(28, 대전 팀 매드 스턴건짐)은 영화 '쏘우(Saw)' 시리즈의 직쏘 인형을 닮았다.

"친구들이 내가 그 인형과 닮았다고 하더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웃음). 별명이 따로 없는데, 직쏘로 해 볼까?"

영화 쏘우의 연쇄 살인마 존 크레머는 직쏘 인형의 입을 빌려 납치한 사람들에게 생명을 건 게임을 제안한다. '직쏘(Jigsaw)'는 영단어로 '조각그림 맞추기 퍼즐' 또는 '복잡한 문제'를 뜻한다.

문기범은 직쏘 인형을 닮았지만, 주로 문제를 푸는 쪽이었다.

'크레이지 광' 이광희가 낸 문제는 너무 어려웠다. 2014년 11월 로드FC 19에서 선배 이광희의 힘, 압박, 기세에 밀려 TKO로 졌다.

"이제까지 라이트급 상대와 달랐다"는 문기범은 이 경기 후 페더급 전향이라는 답을 냈다.

성공적인 결단이었다. 2015년 9월 대만에서 열린 프로 파이팅 10에서 10승 무패를 달리던 크리스 피시골드를 3-0 판정으로 이겼다. 현재 영국 케이지 워리어스 라이트급 챔피언에 올라 있는 피시골드의 유일한 패배로 남아 있다.

문기범은 스승 '스턴건' 김동현이 내는 문제를 경험하면서 성장해 왔다. 김동현의 압도적인 그래플링에 녹초가 되곤 했다. 밑에 깔려 허우적거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반복이 힘이다. "관장님의 그래플링 압박은 지금도 풀기 힘들다. 하지만 그 때문에 계속 성장하고 있다. 관장님은 다쳐도 훈련한다. 허리 부상이 있으면 의자에 앉아 샌드백을 때린다. 내 선수 생활의 본보기가 된다"고 밝혔다.

문기범이 바로 지금 풀어야 하는 문제는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2015년 한 경기, 2016년 한 경기밖에 못 뛰었다. 피시골드와 맞붙은 뒤, 지난해 10월 ADW에서 호돌포 마르케스에게 1-2 판정으로 지고, 지난 7월 엔젤스파이팅 4에서 국내 복귀전을 가졌는데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알리콘 카사노프에게 판정승했으나, 상대의 레슬링 실력에 애를 먹었다.

문기범은 경기 직후 관중들에게 "이런 경기 보여 드려서 죄송하다. 다음 경기는 다를 것"이라고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문기범은 엔젤스파이팅에 둥지를 틀고 자주 경기를 가질 계획이다. '실전 감각 되찾기'라는 문제를 풀기 위해 정면돌파에 나선다.

오는 27일 서울 KBS 아레나에서 열리는 엔젤스파이팅 5에서 고야마 요시히로(36, 팀 파라에스트라 마수도)와 경기한다. 엔젤스파이팅 초대 페더급 챔피언 결정전이다.

고야마는 36전 22승 2무 12패의 경험 많은 강자. 판크라스, 슈토, 딥 등에서 활약해 왔다.

문기범은 "이 대회 주인공은 바로 나다. 첫 타이틀전에서 꼭 이기겠다. 지금까지 상대가 누구든 싸워 왔다. 세계 강자와 겨뤄도 이길 자신감이 있다. 화끈한 경기로 팬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문기범은 엔젤스파이팅에서 상대에게 어려운 퍼즐을 낼 수 있는 '직쏘'로 다시 태어날 준비가 됐다.

그는 말한다. "이제 게임을 시작해 볼까?"

엔젤스파이팅은 난치병 환자들을 돕는 기부 국내 격투기 단체다. 이번 대회에는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이 출전한다. 임준수, 노재길, 송효경이 경기한다.

▲ 영화 '쏘우' 시리즈의 직쏘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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