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감독 ⓒ전북 현대
[스포티비뉴스=완주, 정형근 기자] 통산 5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 최강희 감독이 내년 시즌 구상을 밝혔다. 최 감독은 “이재성을 MVP로 꼽고 싶다”고 말했다.  

2017 K리그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는 2일 전북 완주군 봉동 전북 현대 클럽하우스에서 미디어 데이를 열었다.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 이재성 등 우승 주역들이 참석했다.

전북은 ‘최강희 체제’ 아래 FA컵 우승 1차례(2005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차례(2006년, 2016년), K리그 우승 5차례(2009년, 2011년, 2014년, 2015년, 2017년) 등 모두 8번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5년 전북은 리그 12위에 그쳤다. 최 감독은 차근차근 순위를 끌어올렸고 2009년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후 전북은 3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 올해까지 통산 5번의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최 감독은 K리그 통산 202승을 거뒀다. 최 감독의 시선은 최다승 감독으로 향하고 있다. 김정남(210승), 김호 (207승) 전 감독의 기록을 깨는 건 이제 시간문제이다. 63%의 승률을 기록한 최 감독은 김정남(54.7%), 김호(52.5%) 전 감독을 앞섰다. 402경기 만에 200승(106무 96패) 고지를 밟은 최 감독은 500경기 넘게 치러 200승을 달성한 김호, 김정남 두 감독을 추월했다. 

다음은 최강희 감독과 일문일답 전문.

Q. 우승 소감

처음 부임했을 때는 별을 하나라도 달 수 있을까, 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우승을 해야 전북이 명문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도전했지만 당시 환경은 불투명했다. 이번에 5개의 별을 달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번 시즌 우승을 놓고 보면 특별히 나는 한 게 없다. 선수들이 만들어준 우승이다. 초반 부상자나 사이드 쪽에 여러 선수들이 빠지면서 팀이 불균형을 이뤘다.

하지만 선수 보강을 할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흔들리고 힘든 시간도 있었다. 선수들이 팀의 위기나 어려움을 알고 똘똘 뭉쳤다. 올 시즌을 잘 치러줘서 5번째 별을 달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고마운 감정밖에 없다. 그날 경기장 분위기를 봤지만 전북 팬들의 열정적인 성원이 있었다. 원정까지 오셔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우승을 하고 선수들에게 몇번 이야기했다. 유럽의 운동장 분위기를 그대로 팬들에게 한번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유럽의 운동장 분위기를 부러워했다. 2014년과 2015년 우승을 했지만 운동장 분위기는 내가 만들 수 없다. 일부 팬들께서 경기장 응원 문화를 확 바꿔 주셨다. 경기장에서 일반 팬들까지 몰입도가 생기고 경기에 집중해주는 분위기가 생겼다. 선수들에게 홈에서는 절대 지면 안된다. 홈에서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는 경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홈에서 승률이 높아지면 우승 확률도 높아진다. 그래서 5번째 별을 달 수 있었다. 절대적으로 선수들이 만들어준 별이다. 각자 개인을 놓고 보면 본인들이 굉장히 어렵고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었다. 불만을 갖고 분위기를 흐트러트릴 수 있었다. 하지만 위기 의식이 있었고 우승을 향한 열망이 있었다. 그런 점이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Q. 가장 고마운 선수

고마운 선수는 한 선수를 꼽기 어렵다. 이동국의 3번째 골이 들어가고 어느 순간 보니까 내가 경기장 앞까지 뛰어나갔다. 팬들에게 많은 놀림을 받았다. 반은 나도 모르게 뛰어나간 것이다. 반은 얼마나 간절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은 춘천에서 199골을 넣고 홈에서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우리가 우승을 결정하고 이동국이 200골을 넣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일주일 내내 갖고 있었다. 거짓말처럼 그게 이뤄졌다.

모든 선수가 나한테는 우승의 공헌자다.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낸 이동국이 잘 참고 견뎠다. 본인 스스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꾸준하게 활약을 했다.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워줬다. 기록 이외에도 보이지 않는 곳이나 훈련장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했다. 주장 신형민이나 최철순 조성환 등 경기를 계속 뛸 수도 있지만 갑자기 나가서 자신의 역할을 해준 선수들이 기억에 남는다. 

Q. 우승 당시 생각난 것

2009년 첫 우승을 했을 때는 스스로 감격스럽고 우승 기분을 즐기자는 마음이 있었다. 그 이후로는 팀이 계속 커지고 목표를 크게 잡아야 했다. 2~3일 지나면 다음 시즌 걱정을 해야됐다. 감독이라는 직업이 끝이 없다. 올 시즌도 작년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면 이번 시즌도 편안하게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선수들이 4~5월 힘든 시기에도 우승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않고 훈련을 열심히 했다. 우승도 기쁘긴 하지만 이제는 걱정을 해야할 시기인 것 같다. 

Q. 이번 시즌 가장 힘들었던 고비

경기를 지고 이기는 건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내 곁에 있던 사람이 사고가 났다. 그 이후로 한 달 이상 힘들었다. 감독이라는 직업이 미래를 생각하고 현재를 생각하는 직업이다. 일을 지금 순간에 계속 해야되나라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한 달 이상 어려웠다. 그 시기에 너무 힘들고 표정 관리도 안 됐다. 훈련도 못 나간 시기도 있었다. 선수들이 그런 걸 분명히 잘 알고 있었다. 선수들이 극복을 잘 해줬다. 올 시즌은 선수들에게 맡기고 앞에 나서서 잔소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선수들 모두가 어려움을 극복해줘서 우승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Q. 내년 시즌 구상

우승을 하고 나면 걱정을 한다는 게 K리그 챔피언의 자존심, 피부적으로 경쟁력이 계속 떨어지고 상대 팀이 몸이 커진다는 걸 느끼고 있다. 계속 구단에 경쟁력이 있는 팀을 만들고 싶다고 얘기했다. 2011년에 홈에서 우승을 했으면 김신욱을 영입을 했을까. 예산 문제 때문에 구단과 부딪히는 일이 있다. 지도자는 선수 욕심을 내야 한다. 전북이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일정 수준의 선수 보강이 되어야 한다. 

시즌 종료까지는 아직 기간이 남았다. 구단과 그런 문제에 대해 협의를 해야 한다. 과거와는 분명 달라졌다. 과거에는 선수를 직접 만나도 안온다는 선수가 있었다. 지금은 선수 영입이 어렵지는 않지만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서 선수 보강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주변을 돌아보지 말고 전북이라는 팀을 더 강하게 만들고 K리그 이외에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싶다. 일부만 보강이 되어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서 K리그가 축소되고 위축되는 걸 막을 수 있다. 

Q. 이번 시즌 K리그 팀들이 ACL에서 부진했다. 부담은 없나

부담감은 갖지 않는다. 우리 팀은 노하우가 있다. 난 제주전보다 강원전이 고비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원정을 가서 질 수는 있어도 홈에서는 폭발적으로 이길 수 있는 힘이 있다. 어느 정도 선수 구성만 된다면 중국이나 일본이 커지고, 빅클럽이 생기고 있지만 전북만의 팀 문화를 이끌어 갈 수 있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Q. 전북의 MVP를 꼽아달라

개인적으로는 이재성이다. 리그 MVP도 이재성이 받았으면 좋겠다. 포지션 자체가 지금은 포인트나 결과로 선정된다. 김보경이 있을 때 이재성이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이재성, 김보경, 이승기 같은 미드필더들은 훈련으로 되지 않는 게 있다. 경기의 질을 높이려면 미드필더 쪽에 질이 높은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 예민한 감각이 있어야 한다. 사실 김보경과 4년 이상 계약을 해달라고 했는데 2년 계약이 됐다. 그런 점이 어려웠지만 이재성이 있어서 김보경을 보낼 수 있었다. 김보경의 역할을 이재성이나 이승기가 홈에서 잘 해줬다. 밖에서 보는 건 포인트이지만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서 희생하고 헌신하는, 꾸준한 활약을 펼쳐준 이재성이 MVP가 맞는 것 같다. 

Q. 골키퍼 고민이 있었다

감독은 기록을 좇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팀과 함께 가는 선수이다. 개인적으로 200승을 달성했지만 팀에 오래 있으면 달성 할 수 있는 기록이다. 선수 기록과 다르고 선수들이 만들어준 기록이다. 감독의 기록보다는 팀이 챔피언스리그에 계속 도전해야 하는 팀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 집중을 해야 한다. 분명히 골키퍼 포지션은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다. 권순태의 이적이 결정되고 구단은 반대했다. 하지만 나는 강력하게 보내자고 했다. 선수의 앞길을 생각했다. 10년을 세컨드 역할을 한 홍정남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홍정남도 능력이 있고 좋은 자질이 있었다. 무난하게 활약을 해줬다. 황병선 선수가 시즌 말미에는 좋은 활약을 해서 경쟁 체제를 갖추게 됐다. 골키퍼 포지션은 우승을 하기 위해 중요하다. 골키퍼는 우승을 위해서 50% 정도로 맡을 만큼 중요하다. 

Q. 내년 더블 도전하나

팬들은 우승 3개를 전부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는 FA컵을 1.5군이 나가는 경우도 많다. 만약에 올라가면 챔피언스리그나 리그 중간에 끼게 되면 일주일에 3경기를 해야 한다. 더블을 달성할 기회가 있었다. 더블을 달성하려면 스쿼드가 두꺼워야 한다. 내년에는 의무적으로 R리그도 해야 한다. 어리고 젊은 선수들 인원을 늘려서 가야 한다. 분명히 목전까지 갔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스쿼드를 두껍게 해서 다시 한번 해볼 생각이다. 

Q. 거취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다음 시즌에도 계속 팀을 맡는 것인가

그렇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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