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이렇게 조직적이다.' 맨시티 선수들이 득점 뒤 기뻐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맨체스터시티의 수준 높은 경기 운영은 상대 팀들의 골치를 아프게 하고 있다.

맨시티는 5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아스널과 경기에서 3-1로 이겼다.

아스널은 스리백을 들고 나왔지만 맨시티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막아설 수 없었다. 후반전 2골 차로 끌려가자 포백으로 전환했고 주도권을 어느 정도 되찾아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역습의 위험도 높아졌다. 아스널의 선택에서 '이러지도 못하는데, 저러지도 못하는' 맨시티를 상대하는 팀들의 고뇌를 볼 수 있었다.

◆ '코클랭 시프트' 스리백, 맨시티를 막아서지 못하다

아스널은 스리백으로 경기에 나섰다. 시작 전 제출된 포메이션은 포백을 기반으로 한 4-2-3-1이었지만, 실제론 미드필더 프란시스 코클랭이 스리백의 중앙에 배치됐다. 빌드업을 조금 더 세밀하게 할 수 있고 중앙 수비에 속도를 더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맨시티의 공격을 막아서기 위해 수비에 역점을 뒀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뒤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코클랭이 스리백으로 나선 것에 예상하지 못했다. 아스널은 여러 포메이션을 가동할 수 있다"면서도 "공을 잘 지키고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면서 스리백이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스널은 조밀하게 수비를 세우고도 맨시티를 제어하지 못했다. 전반 16분께부터 맨시티는 아스널 진영에서 공격을 펼쳤다. 약 2분 동안 공격권을 유지하면서 좌우로 크게 방향 전환을 시도했다. 아스널의 수비 형태가 깨지길 유도한 것이다. 공을 빼앗기거나 슛을 시도해 공의 소유를 잃은 뒤에는 전방 압박으로 빠르게 소유권을 되찾아왔다. 아스널은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렸다. 그리고 전반 19분 케빈 더 브라위너가 2대1 패스로 중앙 돌파한 뒤 왼발 슛으로 골문 구석을 찔렀다. 맨시티의 공격 전개는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에데르손이 세이브를 펼친 것이 아니다. 맨시티가 경기를 장악했다. 5,6분 동안 공을 돌리고 난 뒤에 첼시가 공격을 할 수가 없다. 모두 수비 진영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누구를 찾을 수 있겠나." 전 베네수엘라 국가대표 선수인 알레한드로 모레노가 7라운드에서 맨시티가 첼시를 1-0으로 꺾은 뒤 'ESPN FC'에서 출연해 남긴 발언이다. 맨시티가 공격적으로 잘 압박하기 때문에 역습을 시도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뜻이다.

아스널도 마찬가지였다. 맨시티의 공격을 무디게 하려면 전방부터 압박해야 했지만, 최후방에 3명이나 배치하고서 전방 압박을 할 순 없었다. 수비로 버티려고 할수록 구석으로만 몰리는 답답한 상황이 됐다.

▲ 스리백을 세우고 수비적으로 나선 아스널을 뚫어버린 더 브라위너(가운데 위).

◆ '맞불' 포백, 주도권 싸움 가능하지만 역습이 두렵다

적극적으로 전진하는 것도 확실한 정답이 될 순 없다. 맨시티는 아스널의 전방 압박에 비교적 잘 대처했다. 후방 빌드업은 점점 세밀해지고 있고, 롱킥이 정확한 에데르송의 존재는 롱패스도 공격 전개 방법에 추가시켰다. SSC나폴리와 연속해 치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3,4차전은 맨시티의 전방 압박 대처 능력을 입증하는 경기였다.

전방 압박을 벗어난다는 것은 곧 넓은 수비 뒤 공간을 공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맨시티의 최전방에 배치된 세르히오 아구에로, 가브리엘 제주스, 르로이 사네, 라힘 스털링은 속도에서 자신이 있는 선수고, 더 브라위너의 역습 능력도 매우 뛰어나다. 맨시티는 점유율 축구를 하지만 공수 전환 속도도 매우 빠른 팀이다.

아스널은 프란시스 코클랭을 빼고 알렉상드르 라카제트를 투입하고 포백으로 전환했다. 전방 압박의 강도를 높이면서 맨시티와 주도권 다툼을 벌이겠다는 뜻이었다. 수세에 몰렸던 경기 양상을 비등한 상태까진 만들었다. 후반 20분 라카제트가 추격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동시에 위기 역시 맞아야 했다. 수비 숫자를 줄이고 전방에 무게를 두니 수비가 엷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맨시티가 역습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했다면 경기를 더 쉽게 풀 수도 있었다. 전반 35분 과르디올라 감독은 역습 과정에서 스털링이 부정확한 크로스를 하자 크게 화를 내기도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뒤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역습을 펼쳤지만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역습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하면 다시 역습을 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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