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글 이종현 기자, 영상 정원일]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손흥민(25)이 자신에게 찾아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개인에게도 팀에도 손흥민은 값진 득점을 선물했다. 

토트넘은 5일 오후 9시(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후반 17분 손흥민의 득점이 결승 골이 됐다.

손흥민의 출전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손흥민은 주중 챔피언스리그에 결장했다. 체력을 비축했고, 델리 알리가 부상으로 빠져 팀에서 뛸 공격수도 부족했다. 

손흥민은 지난 리버풀전과 마찬가지로 해리 케인과 투톱으로 나섰는데, 세부적인 역할은 달랐다. 리버풀은 라인이 높고, 수비의 스피드가 부족하다. 손흥민은 리버풀 수비 뒤 공간을 돌파하는 데 주력했다. 반면 크리스탈 팰리스는 역습이 기본 컨셉인 팀이다. 수비 라인 자체가 낮다. 손흥민이 수비 뒤 공간에서 찬스를 만들 수 있는 상황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은 자주 내려와 볼을 잡고 다시 문전으로 쇄도했다.

다만 손흥민 개인의 볼터치가 둔탁했다. 쉬운 패스도 놓치고 불완전한 터치로 기회를 내줬다. 손흥민과 합을 맞출 토트넘의 공격진 컨디션도 좋지 못했다. 케인은 햄스트링 회복 이후 연달아 경기에 나서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에선 힘을 발휘했지만, C.팰리스전에는 지쳐 뛰질 못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후반 31분 케인을 뺐다. 

▲ 손흥민

손흥민의 득점은 후반 17분 상황에 나왔다. 토트넘이 모처럼 날카로운 공격을 했다. 문전에서 혼전상황이 벌어졌다. C.팰리스 미드필더 요안 카바예가 걷어냈는데, 아크 정면에 있던 손흥민에게 떨어졌다. 손흥민은 곧바로 왼발 슛을 시도했다. 바깥쪽으로 볼이 회전해 수비의 방해를 피했고, 훌리안 스페로니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방어 범위 밖이었다. 어느 위치에서든 양발로 정확한 슛을 기록할 수 있는 손흥민의 강점이 드러난 장면이다. 

손흥민은 득점 이후 페이스가 살았다. 후반 36분 얀 베르통언이 윌프레드 자하의 볼을 뺏고, 침투 패스를 내줬다. 손흥민은 베르통언에게 패스를 줄 수 있었지만, 슛을 시도했다. 슛을 꺾는 각도가 커 옆그물을 맞았다. 2분 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전진패스가 세밀했다. 손흥민이 하프라인에서 스피드로 돌파했는데, 마마두 사코의 방해를 의식해 터치가 길었다. 

두 차례 기회를 놓쳤지만, 득점 이후 경기 내내 둔탁하던 손흥민의 움직임이 살았다. 손흥민은 자신이 우상이라고 밝힌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처럼 득점 이후 페이스가 살아났다. 공격수는 매 경기 잘할 수 없고, 경기 내내 조용하더라도 득점으로 말을 하는 포메이션이다. 전반적으로 다소 잠잠했지만, 손흥민이 후반에 기록한 득점이 토트넘에 승점 3점을 획득하게 한 '결승 골'이라는 건 변함없는 사실이다. 

손흥민은 이번 득점으로 아시아인 프리미어리거 최다 골 주인공이 됐다. 손흥민은 2015-16시즌 토트넘에 입단해 첫 시즌 4골, 두 번째 시즌 14골을 기록했고, 이번 시즌 리버풀전 득점으로 선배 박지성의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C.팰리스전에서 득점을 하며 최다 골의 주인공이 됐다.

▲ 아시아 프리미어리거 최다 골 기록을 경신한 손흥민 ⓒOPTA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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