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UFC 밴텀급 챔피언벨트를 되찾은 TJ 딜라쇼(31, 미국)는 코디 가브란트(26, 미국)의 리턴매치(바로 갖는 재대결) 요청을 매몰차게 거절했다.

지난 5일(이하 한국 시간) UFC 217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가브란트를 2라운드에 끝냈다. 그는 리턴매치를 논할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유는 이렇다.

"가브란트는 새 얼굴이다. 다시 과정을 밟고 올라와야 한다. 난 지난해 1월 도미닉 크루즈에게 판정으로 졌다. 내가 이겼다고 생각하는 경기였지만, 타이틀 도전권을 받기까지 거의 2년이 걸렸다. 가브란트도 다시 승리를 쌓아야 한다."

둘은 팀 알파메일의 동료였다. 2015년 10월 딜라쇼가 팀을 떠나면서 알파메일의 수장 유라이아 페이버를 비난해 사이가 멀어졌다.

경기를 앞두고 둘은 원수가 됐다. 가브란트는 "딜라쇼가 스파링에서 내게 KO됐다", "금지 약물 사용하는 방법을 동료들에게 알려줬다", "훈련에서 동료의 선수 생명을 끊어 놨다"고 주장하며 신경전을 펼쳤다.

악감정이 쌓인 만큼 승부는 치열했다. 딜라쇼는 1라운드 막판 가브란트의 오른손 카운터펀치를 맞고 쓰러졌다. 라운드 종료 버저가 울리지 않았다면 그대로 승리를 내줄 뻔한 위기였다.

▲ 둘의 악감정은 풀리지 않았다.

딜라쇼는 2라운드 하이킥을 맞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다가 근접전에서 오른손 카운터펀치를 터트려 가브란트를 KO로 이겼다.

승자와 패자가 결정됐지만, 둘 사이 감정은 남아 있다. 파이터로서 존중한다고 말하면서도 적개심을 완전히 풀지 않았다.

가브란트는 "내가 딜라쇼에 대해 했던 모든 말들은 사실이다. 딜라쇼는 여전히 좋은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파이터 딜라쇼는 존중한다. 옥타곤에서 내 실수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이번엔 졌지만 내가 더 나은 파이터다. 재대결을 원한다.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모든 걸 하겠다. 난 최고가 되려고 태어났다"고 말했다.

딜라쇼도 비슷했다. "내 이름을 더럽힌, 그가 했던 쓰레기 같은 말은 용서하기 힘들다. 그러나 경쟁자로서 그를 인정한다.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물론 그는 내게 한 사람으로서 존중은 잃었다. 우리 가족도 가브란트에게 인간적으로 실망했다"고 밝혔다.

남은 악감정은 둘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기 후, 옥타곤 옆 세컨드로 있던 딜라쇼의 동생은 쓰러졌다가 정신을 차린 가브란트와 욕설을 주고받았다. 경호를 받으며 매디슨스퀘어가든을 빠져나가야 했다.

알파메일의 수장 페이버도 동료의 패배에 부글부글한다. UFC 217 직후 메트로PCS의 팬 미팅에서 딜라쇼와 싸우기 위해 은퇴를 번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말 싸우고 싶은 상대가 딜라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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