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틴 KEY' 기성용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유현태 기자] "선수들이 각자 월드컵 출전에 대한 간절함을 깨달아야 한다." 지난 3월 중국전에서 패배한 뒤 기성용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주장' 기성용은 간절한 마음을 말했지만, 한국 축구 대표팀의 경기력엔 큰 변화가 없었다. 역사상 첫 중국 원정 패배를 거둔 뒤 1승 2무 1패를 거둬 가까스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했다. 친선 경기를 포함하면 1승 3무 3패로 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다.

기성용은 한국 축구에 위기가 왔다는 말이 생겨난 이후 팀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가 늘 강조했던 것은 '책임감'과 '간절한 마음'이었다. 정신력에서 밀리고 있다면 실력이 있다고 해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기성용은 행동으로 자신의 마음가짐을 알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오픈트레이닝데이' 현장에서 "기성용은 모범적인 선수다. 스완지에서 경기를 마친 뒤 직접 운전해서 공항까지 이동했다. 하루라도 빨리 귀국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기성용은 한국 시간으로 5일 2시경에 브라이턴 앤 호브 앨비언과 경기를 마쳤다. 경기 직후 공항으로 바로 이동해 한국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스완지에서 공항까지 거리가 멀어 직접 운전할 수밖에 없다는 후문. 관계자는 "하루 늦게 와도 문제는 없는데, 본인이 빨리 합류하고 싶어했다"며 속사정을 밝혔다.

한국 축구를 향한 여론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갑다. 부진한 경기력, 투지가 실종된 선수들, 거스 히딩크 감독 선임 논란까지 겹쳐 여론이 짜게 식었다. 최종 예선 내내 고전하더니 마지막 이란-우즈베키스탄전에서 모두 비기면서 가까스로 본선에 합류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떠난 뒤에도 대표팀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반전은 경기력에서 나온다. 콜롬비아와 세르비아가 장거리 원정을 떠나오긴 하지만 한국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팀. 더구나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상태. 한국에는 버거운 상대이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평가전 상대다. 신태용호는 전력을 점검하고 과제를 발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이 최선을 다해 부딪쳐야 부족한 점을 알 수 있을 터다. 기성용이 빨리 한국에 들어오고 싶었던 이유가 아닐까.

경기 직후 장거리 비행을 한 선수들은 약한 강도의 훈련만 진행했다. 기성용은 이날 훈련 동안 간단한 공 돌리기 훈련을 한 이후 권경원, 구자철과 롱패스를 주고 받으며 간단히 몸을 풀었다.

기성용이 '주장'으로서 짊어지고 있는 책임감과 월드컵 무대에 대한 간절한 마음이 10일 콜롬비아전, 14일 세르비아전에서 경기력으로 표출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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