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레나 버그스마 ⓒ KOVO 제공

[스포티비뉴스=화성, 조영준 기자] 배구는 혼자서 하는 종목이 아니다. 그러나 뛰어난 기량을 지닌 한 명의 선수가 팀에 미치는 파급력은 매우 크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2016~2017 시즌 패배 의식을 털어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2017~2018 시즌 미디어데이에서 KGC인삼공사의 서남원 감독은 "올 시즌은 우승을 목표로 잡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전통의 강호'인 IBK 기업은행과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선수를 보강한 한국도로공사와 비교해 KGC인삼공사의 전력은 떨어져 보인다.

그러나 KGC인삼공사는 1라운드에서 3승 2패 승점 9점으로 3위에 올랐다. KGC인삼공사는 7일 화성종합스포츠타운 체육관에서 열린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을 3-2(19-25 25-22 20-25 25-14 15-12)로 역전승했다.

이 경기에서 KGC인삼공사의 주포 알레나 버그스마(27, 미국, 이하 알레나로 표기)는 두 팀 최다인 37점을 올렸다. 1라운드가 끝난 현재 남녀부 통틀어 득점이 200점을 넘은 선수는 알레나 밖에 없다. 그는 1라운드 5경기에서 204점을 기록했다. 공격성공률은 42.75%로 2위를 달리고 있고 블로킹 2위(세트당 1.000개) 백어택 2위(46.75%)에 이름을 올렸다.

1라운드가 끝난 현재 지난 시즌에 이어 여전히 V리그 최고의 '공격 퀸'은 알레나다.

▲ 알레나(가운데)와 KGC인삼공사 선수들 ⓒ KOVO 제공

알레나 의존도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KGC인삼공사

지난 시즌 알레나가 KGC인삼공사에서 차지하는 공격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알레나의 짐을 덜어줄 베테랑 공격수 한송이(33)이 가세했다. 한송이는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17점을 기록했다. 또 미들 블로커 한수지(28)는 블로킹 5점을 포함한 12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최수빈(23)도 10점을 기록했다.

KGC인삼공사의 경기는 알레나를 제외한 선수들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경기가 보기 드물었다. 그러나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는 알레나를 포함해 4명이 10점 이상을 올렸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KGC인삼공사는 알레나의 의존도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막판 무너졌다.

올 시즌을 앞둔 KGC인삼공사는 한송이가 가세하며 공격력은 물론 블로킹 높이도 향상됐다. 1라운드에서 KGC인삼공사는 팀 득점 부문 1위 블로킹 2위를 달리고 있다. 알레나의 선전과 이를 뒷받침해주려는 동료들의 노력이 1라운드 3승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은 "사실 (1라운드에서) 3승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면서도 승점을 따낸 점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끈기가 생겼다. 1라운드 결과에 매우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알레나도 1라운드 결과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출발이 좋다. 이 점에 만족한다"며 "올 시즌은 각 팀의 전력이 큰 차이가 없다. 그래서인지 힘든 경기가 많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KGC인삼공사가 승리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탄탄한 수비였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33, 흥국생명)이 떠난 빈자리는 오지영(29)이 대신했다. 오지영은 끈질긴 디그로 IBK기업은행의 삼각편대인 메디슨 리쉘(24)-김희진(26)-고예림(23)의 공격을 걷어 올렸다.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도 돋보였다.

알레나의 선전은 물론 조직력까지 살아난 KGC인삼공사는 5세트에서 최종 승자가 됐다.

▲ 알레나 버그스마 ⓒ KOVO 제공

5세트 경기가 많은 시즌…에이스 관리가 관건

KGC인삼공사는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알레나에게 의존했던 경기력을 많이 극복했다. 그럼에도 알레나가 KGC인삼공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외국인 선수의 비중이 큰 국내 V리그에서 이들이 없는 팀 전력은 급격히 떨어진다. 알레나의 경우 볼만 많이 때리는 선수가 아니다. 블로킹 능력도 뛰어나고 팀 분위기 메이커 소임도 해내고 있다.

알레나는 5경기에서 200점이 넘는 득점을 홀로 책임졌다. 한 경기당 약 40득점에 달하는 수치다. 시즌 초반 허리 통증으로 고생한 이재영(21)을 대신해 홀로 공격을 책임졌던 흥국생명의 테일러 심슨(24)은 1라운드에서 164점을 기록했다. 알레나보다 40점이 적다.

여자부보다 한 경기를 더 많이 치른 남자부 득점 1위는 크리스티안 파다르(21, 헝가리)다. 그는 1라운드에서 총 199점을 올렸다.

알레나는 현대건설과 치른 시즌 첫 경기에서 44점을 올렸다. 흥국생명 전에서는 32점, GS칼텍스 전에서는 46점, 도로공사와 경기에서는 45점을 기록했다.

KGC인삼공사는 1라운드 5경기 가운데 GS칼텍스 전을 제외한 나머지 4경기가 모두 풀세트까지 갔다. 6라운드까지 진행되는 기나긴 리그를 생각할 때 알레나의 관리가 필요하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알레나는 나쁜 볼을 잘 처리한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서도 잘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IBK기업은행과 경기에서 한송이와 한수지 그리고 최수빈이 선전했다. 그러나 고비처에서 해결사 소임을 해낸 알레나의 존재는 여전히 컸다.

앞으로 리그는 5라운드나 남아 있다. 몸 관리에 대한 질문을 받은 알레나는 "감독님이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허리 통증이 있었다. 그래서 훈련을 할 때도 나에게 볼을 많이 올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볼 점유율이 많다고 하지만 내가 한국에 온 이유와 해야할 일을 잘 알고 있다. 5세트 경기가 많았지만 매 경기가 흥미롭고 즐겁게 할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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