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경수.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도경수는 엑소 디오가 아닌 ‘도경수’로서 카메라 앞에 선다. 대부분 아이돌이 연기를 할 때 예명이 아닌 자신의 이름으로 임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도경수가 택하는 길은 조금 다르다. 남들이 가지 않는, 쉽지 않은 도전의 길이다.

도경수는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7호실’(감독 이승용)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7호실’은 서울의 망해가는 DVD방 ‘7호실’에 각자 생존이 걸린 비밀을 감추게 된 사장과 알바생, 두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도경수는 DVD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태정을 연기했다.

태정은 낮에 음악 공부 및 작업을 했고, 야간에 DVD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특히 학자금 대출을 할 수 없어 대부업체에게 빌린 돈으로 대학을 다녔는데, 높은 금리에 원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1억 8천만 원이나 됐다. 이 빚을 갚고자 했지만 눈앞에 놓인 현실의 벽은 컸다. 결국 태정은 큰돈을 만질 수 있는 쉬운 방법을 택하기로 했다. 그게 바로 마약을 숨겨주는 거였다.

도경수가 연기한 태정은 현실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청춘이다. 사회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기도 전, 학자금 대출 때문에 ‘빚쟁이’가 됐다. 그럼에도 아등바등 살아냈다. 물론 마약을 숨겨주고 큰돈을 받는다는 건 누구에게나 펼쳐지는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그 선택을 하게 되는 과정에 놓인 태정의 모습은 현실과 닮았다.

도경수는 이를 위해 머리카라을 짧게 잘랐고, 귀밑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긴 타투를 했고, 담배까지 입에 물었다. 아이돌이라는 이미지 속 디오와 또 다른, 파격적인 모습이다. 눈여겨볼 점은 억지로 아이돌을 탈피하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도경수는 꾸준히, 그리고 진중하게 한 걸음씩 연기를 쌓아왔다.

▲ 도경수. 제공|롯데 엔터테인먼트

도경수라는 연기자를 처음 마주하게 한 작품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2014)다.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도경수는 한강우(조인성 분)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연약하고 상처 많은 소년, 쉽지 않은 감정 연기를 소화해야 했다. 하지만 도경수는 훌륭히 인물의 감정을 표현하고 세심하게 그려냈다. 대중과 연기자로서 처음 만난 작품부터가 인상적이었다.

연이어 영화 ‘카트’(2014), 드라마 ‘너를 기억해’(2015), 영화 ‘형’(2016) 등으로 변신을 끊임없이 이뤄냈다. 그가 만들어낸 인물은 늘 달랐다. 현실과 맞닿아 있었던 ‘카트’나 사이코패스로 분했던 ‘너를 기억해’,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인 ‘형’까지, 다채롭게도 변신했다.

이는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쉽사리 택하지 못하는 길이다. 대부분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나 청춘물로 대중과 만났다. 아이돌이라는 이미지에 걸맞은 선택이다. 하지만 도경수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늘 달랐다. 물론 ‘순정’(2015)이나 ‘긍정이 체질’(2016)과 같은 작품도 했다. 하지만 여기에 자신을 가두지 않았다.

엑소 디오라는 아이돌이 아니라, 도경수가 선택한 작품은 그가 보여주고자 하는 연기 세계를 확실히 알게 한다. 도경수의 계획적인 움직임은 아니다. 그저 눈앞에 놓인 일에 몰두하고 열심히 할 뿐이다.

“작품을 선택할 때 특별한 기준을 두지 않아요. (주어진) 이 캐릭터를 스크린이나 드라마에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습니다.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선배들에게 배우고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하고 있어요.”(도경수, ‘7호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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