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두운 표정의 조동현 감독 ⓒ KBL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또 졌다.

부산 KT가 최악의 시즌 출발을 보이고 있다. KT는 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서울 삼성에 75-87로 졌다. 5연패로 시즌 성적이 1승 10패까지 고꾸라졌다. 순위는 최하위. 2라운드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됐지만 벌써 공동 6위와 4.5경기 차이가 난다.

이날 역시 지난 경기들의 문제점들이 그대로 반복됐다. 아쉬운 후반 집중력과 외국선수들의 부진, 약한 국내 포워드라인이 그것이다. 바뀐 건 없었다.

전반전까진 잘 싸웠다. 빠른 공수전환이 강점인 삼성에게 속공 점수를 단 2점만 내줬다. 그 사이 KT가 올린 속공 점수는 15점이었다. 실책 관리도 잘 됐다. 삼성보다 5개 적은 6개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KT가 44-37로 전반을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들어 급격히 무너졌다. 먼저 실책이 갑자기 늘어났다. KT는 3, 4쿼터 삼성보다 7개 많은 9개의 실책을 범했다. 삼성은 이를 꼬박꼬박 득점으로 만들어냈다. 후반전 실책으로 인한 득점이 삼성은 15점인 반면 KT는 무득점이었다.

실책이 늘다보니 자연스레 속공 허용 횟수도 증가했다. KT는 후반전 속공으로만 13점을 내주며 삼성의 빠른 페이스에 휘말렸다. 결국 후반에만 50점을 실점하며 12점 차 패배를 안았다.

경기 후 KT 조동현 감독도 “2쿼터까지 잘하다 3쿼터가 되면 왜 무거워지는지 잘 모르겠다. 특히 전반에 잘 됐던 상대 속공 수비가 후반에는 잘 이뤄지지 않았다. 3, 4쿼터 움직임을 다시 한 번 선수들에게 강조해야 할 것 같다”며 후반 집중력 부재를 패인으로 꼽았다.

▲ KT에겐 리온 윌리엄스의 활약이 필요하다 ⓒ KBL
외국선수 대결에서도 완패했다. 삼성의 리카르도 라틀리프, 마키스 커밍스가 46점 23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합작한 반면 KT의 리온 윌리엄스와 웬델 맥키네스는 31점 14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올리는데 그쳤다.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선수 맞대결에서 밀리다 보니 경기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다.

조동현 감독은 외국선수들의 부진에 대해 “큰 이유는 없다. 본인들도 왜 경기가 안 풀리는지 몰라 답답해한다. 초반 분위기를 잡았어야 했는데 팀이 연패에 빠지며 페이스가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쉽사리 원인을 찾지 못했다.

김현민, 박철호의 부상으로 공석이 된 국내선수 4번 포지션도 KT를 힘들게 했다. 이날 박상오, 김승원, 양홍석이 4번 포지션을 돌아가며 맡았지만 셋이 합쳐 8득점 2리바운드로 삼성의 4번인 문태영(15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1명의 기록에도 크게 미치지 못했다.

조동현 감독도 “가드가 아니라 포워드 쪽이 문제다”라며 “제일 힘든 건 김현민의 공백이다. 김현민은 팀의 활력소였다. 다른 팀에 가면 확실한 주전은 아닐지 몰라도 우리에겐 중요한 선수였다. 많은 활동량으로 리바운드나 궂은일을 책임져줬다. 특히 1, 4쿼터 외국선수가 1명일 때 잘해줬다”고 김현민의 부상 이탈을 아쉬워했다.

KT에겐 앞으로 울산 현대모비스-인천 전자랜드-창원 LG-전주 KCC를 차례로 만나는 홈 4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어디 하나 만만히 볼 팀이 없을 정도로 모두 KT에겐 버거운 상대들이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는 한 KT의 연패는 지금보다 길어 질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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