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마르티네즈는 좋은 타구를 만들 줄 아는 선수다. 올해 xwOBA(삼진과 볼넷, 타구 속도와 발사각을 종합한 기대 생산성)에서 애런 저지(양키스), 조이 보토(신시내티),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 다음으로 높은 0.423을 기록했다(400타수 이상 기준).
홈런 비율도 눈여겨 봐야 할 기록이다. 정확히는 애리조나로 트레이드 이적한 뒤의 수치가 엄청나다. 7월 20일 애리조나에 합류한 뒤 62경기에서 홈런 29개를 쳤다. 이 기간 스윙당 홈런 비율이 5.4%로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6.4%) 다음으로 높았다. 약 스무 번 방망이를 휘두를 때마다 홈런이 하나는 나왔다는 얘기다.
스탯캐스트 시대가 열린 뒤 발사각-타구 속도로 '좋은 타구'를 규정하려는 시도가 계속됐다. '배럴'이라는 개념이 그 가운데 하나다. 마르티네즈는 2015년 이후 182개의 배럴을 날렸다. 시속 98마일 이상이며, 발사각 26~30도 범위의 타구가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타자였다. 1위는 넬슨 크루즈(시애틀, 192개)다.
전체 타구 가운데 '배럴'의 비율을 봐도 마르티네즈는 최상위권이다. 저지(25.7%) 다음인 19.5%를 기록했다. 또 스탯캐스트 기록으로 95마일 이상의 타구는 '하드 히트'로 집계되는데, 마르티네즈의 하드 히트는 전체 타구의 48.4%를 차지했다. 전체 5위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구속이 점점 빨라지는 추세에서 마르티네즈의 '강속구 대처 능력' 역시 검증됐다. 95마일 이상의 공에 대한 장타율, OPS가 아닌 장타율이 1.023이다. 2위는 호세 라미레즈(클리블랜드), 라미레즈와 격차가 꽤 큰 0.851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