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이진영-김웅빈-박헌도-이상화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2018년 2차 드래프트는 그야말로 '눈치 싸움'이다.

10개 구단은 12일까지 2차 드래프트를 위한 보호선수 40인 명단을 KBO에 제출한다. 각 구단들은 22일 한 자리에 모여 보호선수 총 400명을 뺀 나머지 선수들 중 뽑고 싶은 선수를 3라운드까지 지명할 수 있다. 올해 열리는 2차 드래프트는 특히 달라진 규정이 많아서 각 구단들이 더욱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번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프로 지명 2년차까지는 자동 보호가 된다는 것. 지금까지 구단들이 보호선수 명단 작성에 있어 가장 고심했던 부분이 바로 신인들이다. 2년차까지는 별다른 두각을 내지 않더라도 잠재력을 고려해 묶어야 하지만 40인은 당장 1.5군들을 묶기에도 벅차다. 이 때문에 3번의 2차 드래프트에서 팀을 옮긴 91명 중 22명이 2년차 이하 선수였다.

특히 삼성은 3번에 걸쳐 팀을 떠난 12명의 선수 중 무려 6명이 2년차 이하 선수였다. 삼성은 앞으로 보호선수 명단을 짜는 데 있어 신인급 선수들을 묶는 데 대한 고민을 덜게 됐다. 다음으로 많은 팀은 두산으로 그동안 15명 중 2년차 이하를 3명 빼앗겼다. 2014년에는 영입만 하고 2016년 처음 선수를 내준 kt는 그해 지명된 4명 중 2명이 2년차 이하 유망주였다.

'잠재력의 보고' 두산은 2년차 이하 선수들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팜이 두터워 유출이 컸다. 두산은 3번의 2차 드래프트에서 모두 5명씩 모두 타팀에 내줬다. 2012년 2차 드래프트에서 2년차 투수 이재학을 NC에 보낸 것이 가장 큰 타격.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한팀 당 지명 가능 선수가 5명에서 4명으로 줄어 두산의 전력 유출이 조금이나마 줄어들게 됐다.

또 다른 수혜 팀 kt의 혜택은 바로 드래프트 순서의 변화. 지금까지는 'ㄹ'자로 진행돼 2라운드는 올해 성적 순이었지만 이번부터는 라운드 상관 없이 무조건 성적 역순으로 진행된다. 올해 최하위 kt는 세 라운드 모두 첫 번째로 유망주들을 선택할 수 있다. 반면 우승팀 KIA는 세 라운드 모두 마지막까지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

올해는 신인 선수들이 자동 보호되기 때문에 이들을 묶기 위해 구단들마다 영입 가능성이 적은 베테랑들을 '버리다시피' 했던 경향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인과 베테랑 사이 중고참급이자 구단들의 41~43번째 전력인 선수들의 이적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한 구단 관계자는 "신인들을 빼고 40명을 묶어보니 우리 팀에서도 데려갈 선수가 없더라. 다른 팀도 비슷할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군보류 선수들에 대한 자동 보호가 없어지면서 현재 상무, 경찰청, 혹은 공익이나 현역으로 복무하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평준화를 위해 2012년 처음 만들어진 뒤 여러 차례 규정 변화를 겪고 있는 2차 드래프트. 올해 바뀐 규정들은 과연 어떤 선수들의 유니폼을 갈아입힐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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