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이병규 ⓒ이병규 제공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BO 홈페이지에서 이병규라는 이름을 검색하면 세 명이 나온다.

한 명은 지난해 은퇴했고 최근 LG 코치 복귀 소식을 전한 외야수 이병규(9번), 그리고 한 명은 LG의 현역 외야수 이병규(7번)다. 여기까지는 많은 이들이 익히 알고 있는 이병규지만 올해 넥센에 이병규가 새로 들어왔다. 1994년생으로 배재고-송원대를 졸업하고 2차 7라운드로 지명된 우투좌타 내야수다.

그런데 이 유망주 이병규도 얼마전 타격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병규는 8일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1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김대현과 김명신을 상대로 안타를 쳐 눈도장을 찍은 그는 10일에도 임기영과 함덕주에 맞서 안타를 기록하며 4타수 2안타 1도루로 활약했다. 

전국에 생중계된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고 국가대표 투수들을 상대로 뛰어난 타격감을 보여준 이병규는, 올 시즌 퓨처스에서도 55경기에 나와 6홈런 28타점 32득점 9도루 타율 3할5푼 장타율 6할6푼7리를 기록하며 7월 퓨처스 올스타전에 출장했다.

이병규는 12일 스포티비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마무리 훈련에서는 수비 연습을 주로 하고 있었는데 이번 연습경기에서 방망이가 잘맞았다. 연습경기라 편하게 하다 보니까 잘된 것 같다. 나갈 것이라고 기대 안 했는데 시즌 때 뛰던 하위타선도 아니고 1번이라서 떨렸지만 감사했다"고 출장 소감을 밝혔다.

수줍어하는 이병규에게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름에 대해 "야구 선배님들과 큰 관련은 없다. 집안이 '병'자 돌림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를 시작하면서 감독님이 이름을 보시고는 좌타자로 연습을 시키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좌타를 시키신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미소지었다.

이름에 자질까지 완벽하던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팔꿈치 부상. 그는 고등학교 때 1번, 대학교 때 2번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대학교 4년 동안 제대로 야구한 것은 4학년 때밖에 없을 정도. 그러나 꾸준히 야구를 놓지 않았던 그는 4학년 때 좋은 성적을 냈고 넥센의 눈에 띄어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병규는 "프로 와서 제 실력이 통할까 많이 걱정했는데 올해 잘돼서 다행이다. 이제는 즐겁게 야구하고 싶다. 그동안은 부상 때문에 불안하고 힘들었다. 앞으로는 아프지 않게 즐겁게만 야구하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

여전히 불안한 마음에 끊임없이 정확하게 던지는 법을 연습하고 있다는 이병규는 연습경기라는 한정된 기회 속에서 높은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며 팬들의 기대를 키웠다. 프로야구에서 지난해 한 이병규의 시대가 끝났다.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또 다른 이병규의 탄생이 시작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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