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코너 맥그리거(28, 아일랜드)는 징계를 받을까?

복싱 커미션 및 격투기 스포츠 연합(ABC, the Association of Boxing Commissions and Combative Sports) 마이크 마줄리 회장은 지난 11일(이하 한국 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벨라토르 187에서 케이지로 난입해 난동을 부린 맥그리거에게 제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줄리 회장은 12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맥그리거의 부적절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행동을 두고 UFC 상위 관계자들과 상의했다. 또한 관할 지역에서 맥그리거의 출전 라이선스를 발급하는 ABC의 회원 커미션(주 체육위원회)과 연락해 맥그리거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알렸다"고 말했다.

벨라토르 187를 감독한 '모히간족 스포츠 규제 위원회(MTDAR, the Mohegan Tribe Department of Athletic Regulation)' 소속인 마줄리는 현재 ABC의 회장으로 북미(미국, 캐나다) 여러 커미션 회원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맥그리거가 최근 2년간 경기를 치렀던 곳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뉴욕이다. 이곳에서 복싱 및 종합격투기 경기를 감독하는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와 뉴욕 주 체육위원회도 ABC의 회원이다.

ABC는 최근 북미 종합격투기 통합 룰을 개정하는 등 복싱과 격투기 스포츠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하지만 강제성을 지닌 기관은 아니다. 맥그리거에게 출전 라이선스를 발급하는 권한은 어디까지나 네바다 주 체육위원회와 뉴욕 주 체육위원회 등에 있다. 마줄리 회장은 MMA 파이팅과 인터뷰에서 "주 체육위원회에서 적절한 제재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UFC도 자체 징계를 내릴 수 있으나, 대회 흥행에 큰 영향을 주는 스타 파이터 맥그리거를 처벌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최근 "맥그리거를 12월 31일 UFC 219에 출전시키고 싶다"고 밝혀 왔다.

화이트 대표는 맥그리거의 난동에 대해 이렇다 할 관련 코멘트를 내고 있지 않다. 그러나 2014년 패배 후 심판을 민 제이슨 하이를 방출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심판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고 말한 바 있어 그의 이번 반응이 관심을 모은다.

맥그리거는 벨라토르 187을 관중석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소속 팀 SBG 아일랜드의 동료 찰리 워드를 목소리 높여 응원했다. 워드가 존 레드몬드를 KO로 이기자 사건이 벌어졌다. 흥분한 맥그리거가 갑자기 펜스를 뛰어넘어 케이지 안으로 들어오더니 워드를 끌어안고 기뻐했다.

세컨드도 아니었던 맥그리거가 케이지로 난입하니 당연히 심판 마크 고다드 등 관계자들이 그를 저지했다. 그런데 이때 맥그리거의 표정이 확 바뀌었다. 고다드를 밀치며 화냈다.

고다드는 지난달 22일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18에서 비슷한 일로 맥그리거에게 주의를 준 적이 있다. 세컨드가 아니었던 맥그리거가 옥타곤 사이드에 바짝 붙어 동료 아르템 로보프를 응원하자 자리로 돌아가게 했다. 맥그리거가 이때 일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맥그리거의 행패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케이지 밖으로 나간 뒤 워드를 부르면서 다시 펜스로 올라가려고 했다. 벨라토르 관계자가 제지하기 위해 다가오자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때렸다.

마줄리 회장은 맥그리거의 행동이 KO로 지고 충격에 빠져 있는 상대 선수에게도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부상이 있는 선수에게 즉시 의료진을 투입해야 하는데, 맥그리거가 이를 지연시켜 출전 선수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했다"고 평했다.

맥그리거의 난동에 전 세계 격투기 팬들의 여론은 싸늘하다. 선수들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트위터에서 윌 브룩스는 "이 스포츠가 서커스가 됐다", 데릭 브런슨은 "맥그리거는 자기가 바보라는 걸 증명했다"며 혀를 찼다. 콜비 코빙턴은 "우리가 맥그리거를 케이지 안에서 보는 마지막이 아닐까. 감옥이나 WWE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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