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재균의 합류로 박경수가 2번으로 이동할 전망이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12일 구단으로부터 황재균과 계약한다는 소식을 들은 김진욱 kt 감독은 설레는 마음에 잠을 설쳤다.

4년 88억 원에 황재균과 공식 계약을 발표한 13일 김 감독은 "너무 기뻐서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기뻐했다.

kt가 이번 시즌 뽑은 점수는 655점.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다. 타율과 홈런은 각각 0.275, 119개로 10개 구단 중 9위다. 그나마 지난 7월 윤석민을 트레이드로 데려오면서 팀 내 유일한 20홈런 타자가 생겼다. 라이언 피어밴드는 리그에서 가장 낮은 3.71점을 지원받은 끝에 평균자책점 타이틀(3.04)를 얻고도 8승에 그쳤다. 4.04점을 지원받은 돈 로치는 4승 15패로 최다패 투수 멍에를 썼다. kt는 지난해 앤디 마르테와 계약이 끝나고 나서부터 약점으로 꼽혔던 3루 보강에 특히 갈증이 컸다. 올 시즌 kt 3루수들이 기록한 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은 0.49로 1이 채 안 된다. 전력 보강 이야기를 할 때마다 김 감독이 황재균의 이름을 되뇐 이유다.

김 감독은 "중심 타자 한 명의 합류는 엄청나다. 최형우가 새로 합류한 KIA만 봐도 알 수 있다. 펀치력 있는 3루수만 있다면 우리 타선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1년 늦게 취임 선물을 품은 김 감독은 들뜬 마음으로 황재균이 낀 타선을 구상했다.

김 감독은 "황재균은 무조건 3, 4, 5번 중 하나를 맡아 줘야 한다"며 "이제 내야 교통정리가 됐다. 황재균과 윤석민이 3루와 1루를 맡고 정현이 유격수, 박경수가 2루수"라고 밝혔다.

김 감독이 꼽은 변화의 축은 박경수다. 지난 3년 동안 클린업트리오에 넣었던 박경수를 2번으로 전진 배치한다. 박경수의 부담을 덜어 주고 공격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려는 계획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20홈런을 넘겼던 박경수는 올 시즌 15홈런 타율 0.262에 그쳤다. 홈런, 타율 타점 모두 지난 2년과 비교했을 때 떨어졌다.

김 감독은 "시즌 중에 했던 생각이다. 올 시즌 박경수가 주장 등 여러 중책을 맡으면서 부담이 느꼈는지 자기 기량을 모두 발휘하지 못했다. 박경수를 2번으로 전진 배치하면 타선을 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구상에 따르면 kt는 정현과 박경수에게 테이블세터를 맡기고 멜 로하스 주니어, 윤석민, 황재균으로 중심 타선을 꾸린다. 지명 타자는 오태곤 이진영 유한준을 번갈아 기용하기로 했고, 주전 좌익수로 낙점한 강백호는 부담을 덜기 위해 하위 타선으로 시즌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김 감독은 "어찌 됐건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타선에 짜임새가 생겼다. 그래서 로하스와 재계약이 중요하다.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고 있다. 빨리 발표가 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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