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스와 그리즈만이 공을 다툰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동상동몽(同床同夢). 친선전에서 만난 독일과 프랑스는 같은 목표를 두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15일 새벽 4시 45분(한국 시간) 독일 쾰른 라인에네르기슈타디온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두 나라는 갈등을 겪었고, 2차 대전 당시 프랑스가 나치 독일에 4년간 지배를 받기도 했다. 역사적 맥락에서 봐도 두 국가 사이엔 긴장 관계가 흐른다. '전쟁'으로 종종 표현되는 축구에서 두 팀의 라이벌 관계는 치열할 수밖에 없다.

독일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챔피언이자 올 여름 열린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 팀이고, 프랑스는 유로 2016의 준우승 팀이다. 명실상부, 최정상급 팀들의 대결에 기대가 모인다. 여느 때라면 승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이번만큼은 다른 목표가 있다. 바로 '본 게임'인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한 '실험'이다.

◆ '뢰브 장기 집권' 독일, 선수 검증과 공격 전개 가다듬기

독일의 최대 장점은 요아힘 뢰브 감독이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는 것. 뢰브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지휘봉을 잡은 뒤 지금까지 장기 집권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 2010년 남아공 월드컵 3위, 유로 2008 준우승과 유로 2012, 유로 2016 4강 진출까지 참가했던 5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4강 이상에 올랐다. 지도력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난 여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젊은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키고도 우승을 차지했다. 조직력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피를 수혈할 준비를 마쳤다. 선수들을 속속들이 모두 알고 있고, 전술적으로도 안정적인 상태에서 변화를 줄 정도로 팀을 잘 만들어놓은 덕분이다. 이번 소집 명단에선 제롬 보아텡, 토마스 뮐러, 슈코드란 무스타피, 마누엘 노이어 등이 제외됐지만 언제라도 다시 승선할 수 있는 인물들이다.

독일 방송국 '슈포르트아인스(SPORT1)'에 따르면 뢰브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결과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나는 몇몇 선수들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것인지 보고 싶다"고 밝혔다. 르로이 사네, 마르빈 플라텐하르트, 마르셀 할스텐베르크, 케빈 트랍 등은 아직 A매치 출전 경험이 채 10경기가 되지 않는다. 산드로 바그너, 티모 베르너, 라스 슈틴들로 구성된 포워드진도 모두 A매치 경험이 10경기에 미치지 못한다. 새로운 선수들을 실험하며 선수층을 넓힐 수 있다.

A매치 경험이 부족한 공격진을 중심으로 공격 전개 과정을 어떻게 세밀하게 다듬었는지도 주목할 문제다. 지난 11일 잉글랜드와 득점 없이 비긴 뒤 뢰브 감독은 "공을 빼앗았을 때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골대로 역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것을 하지 못했다"면서 "다시 그것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를 상대로 독일의 공격 전개가 먹혀들지를 시험할 기회다.

▲ 2016년 여름엔 그리즈만이 웃었다. 이번 맞대결, 아니 러시아에선 누가 웃을까.

◆ '4-4-2' 실험한 프랑스…독일 상대로 조직력 점검

프랑스는 유로2016 4강전에서 독일을 2-0으로 완파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엔 완성된 팀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는 이번 경기에서 세계 최정상급 팀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지를 점검하려고 한다. 프랑스 신문 '르 피가로'는 "이번 실험은 타이밍이 딱"이라고 평가했다.

웨일즈전에서 프랑스는 기존과 달리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프랑스는 지난 9월 룩셈부르크와 득점 없이 비기기도 했고, 10월 불가리아 원정에서 1-0으로 힘겹게 이기는 등 밀집 수비를 펼치는 팀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4-4-2 전환은 빠른 공격 전환을 노리겠다는 의미였다. 웨일즈를 2-0으로 꺾으며 결과를 냈고, 투톱으로 나선 앙투안 그리즈만과 올리비에 지루가 각각 1골씩 터뜨렸으니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웨일즈는 이미 월드컵 출전이 좌절된 상태고, 에이스 가레스 베일이 없는 등 프랑스가 마냥 만족하기엔 전력이 부족했다. 이미 검증된 팀인 독일을 상대로 4-4-2 포메이션을 다시 한번 확인해 볼 수 있다.

기존 주로 활용했던 4-3-3 또는 4-2-3-1 포메이션의 완성도도 점검할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가 독일처럼 조직력이 강한 팀을 상대로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지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올해 6월 잉글랜드와 친선전에서 3-2로 이기고, 8월 네덜란드를 4-0으로 꺾었다. 하지만 3월 말에 벌어진 스페인과 평가전에서는 0-2로 패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성과를 내려면 정상급 팀을 꺾어야 한다. 이번 독일전은 프랑스의 조직력을 가늠할 기회다.

'르 피가로'는 디디에 데샹 감독의 실험에 변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전급 선수들의 대거 부상이다. 위고 요리스, 지브릴 시디베, 벵자맹 멘디, 은골로 캉테, 폴 포그바, 올리비에 지루, 로랑 코시엘니, 토마 르마르까지 데샹 감독이 중용했던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다. 후보 선수들에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데샹 감독은 주전들 이탈에도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하나의 과제다.

이번 경기는 SPOTV와 SPOTV ON, SPOTV NOW로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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