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UFC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 아일랜드)는 15일(이하 한국 시간) 개인 SNS에 긴 사과문을 썼다.

"지난 주말 벨라토르 (아일랜드) 더블린 대회에서 내가 벌였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친한 팀 동료를 도우려고 하다가 감정에 휩쓸려 선을 넘었다. 다 체급 UFC 챔피언이자 책임 프로듀서, 롤 모델, 그리고 공인으로서 스스로를 잘 다스려야했다."

상황은 이렇다. 맥그리거는 지난 11일(이하 한국 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종합격투기 대회 벨라토르 187에 출전한 소속 팀 SBG 아일랜드 동료 찰리 워드를 응원하기 위해 관중석에 있었다. 워드가 존 레드몬드를 KO로 이기자 맥그리거는 펜스를 뛰어넘어 케이지에 난입해 워드를 격하게 안았다. 세컨드가 아닌 맥그리거가 케이지에 난입하니 마크 고다드 심판 및 주위 관계자들이 맥그리거를 저지했다. 그런데 이때 맥그리거가 고다드 심판을 밀치면서 화를 냈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펜스 밖으로 끌려나간 맥그리거는 다시 펜스를 넘으려다가 벨라토르 관계자에게 저지당하자 손바닥으로 그의 뺨을 때렸다.

사과문에서 맥그리거는 "마크 고다드 심판은 의식이 없는 파이터를 일으켜 세우고 2라운드를 뛰게 하려는 끔찍한 판단을 내렸다. 해당 코치는 (경기 강행을) 원하지 않았다. 경기는 그때 끝났다"며 "난 내 동료의 경기에서 부상한 상대 선수가 죽은 최악의 사태를 겪었다. 그러한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성을 잃었고 과하게 행동했다. 미안하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4월 맥그리거는 와드의 경기에 세컨드를 봤는데, 이 경기에서 와드에게 3라운드 TKO로 진 주앙 카르발류가 부상으로 사망했다. 펀치를 맞고 의식을 잃었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뒀다.

이때 충격 때문인지 맥그리거는 "젊었을 때 케이지를 떠나야 한다"며 돌연 은퇴를 선언해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 경기에서 워드는 1라운드 종료 직전 왼손 어퍼컷을 에드워드의 턱에 꽂았다. 에드워드가 눈이 풀린 채 무릎을 꿇으면서 마크 고다드 심판이 1라운드 종료 1초를 남겨 두고 경기를 끝냈다.

고다드 심판은 15일 성명서에서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4분59초에 내가 두 파이터 사이에 개입한 순간 경기는 공식적으로 끝났다. 판정을 되돌릴 수 없다. 레드몬드는 경기를 강행할 상태가 아니었다. 워드의 이견없는 승리"라며 "허가받지 않은 사람이 케이지에 들어와서 방해하지 않았다면 아무 일 없이 정상적인 절차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맥그리거와 고다드의 마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고다드는 지난달 22일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18에서 비슷한 일로 맥그리거에게 주의를 준 적이 있다. 세컨드가 아니었던 맥그리거가 옥타곤 사이드에 바짝 붙어 동료 아르템 로보프를 응원하자 자리로 돌아가게 했다.

데일리 스타 등 일부 해외 매체에 따르면 맥그리거는 이날 사과문을 올리기 하루 전에 트위터에 "레드몬드가 KO당해서 1분 정도 누워 있었는데 심판이 선수 코너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래서 화가 났던 것"이라며 "전부 엿이나 먹어라"고 썼다가 곧바로 지웠다.

고다드 심판은 "맥그리거가 케이지 밖으로 끌려나가면서 '버밍엄에서 만나자'며 계속 나를 협박했다. 버밍엄은 내 고향이다. 전혀 무섭지 않았다"며 "맥그리거는 케이지 밖을 돌다가 그를 저지하려는 벨라토르 관계자를 때렸다. 전부 영상이 있다. 사람들은 선입견에 따라 사실을 잘못 판단하곤 하지만 우린 이를 증명할 수 있다.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맥그리거를 지도하는 존 카바나 코치는 "워드는 맥그리거의 가장 친한 친구다. 그런데 UFC에서 2연패하고 방출됐고 벨라토르로 떠났다"며 "자신과 가까운 사람이, 2번이나 졌던 사람이 고향 관중 앞에서 큰 승리를 거둔다면 어떨까. 맥그리거는 조금 감정적이었다. 하지만 수년 동안 맥그리거와 워드의 관계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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