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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아산, 조형애 기자] 꿈은 야무졌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K리그 최다 우승 팀(7회)이 맞는 사상 첫 챌린지 무대. 2017 성남FC는 정규 시즌을 4위로 마쳤고, FA컵에선 8강이 끝이었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에서 승격을 향한 도전을 멈췄다.

성남은 15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준플레이오프에서 아산무궁화에 0-1로 지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쳤다. 다시 말하면 '챌린지 잔류' 확정이다. 1위 다이렉트 승격을 외치던 까치 군단의 저공비행, 그리고 승격 좌절. 세상사 이유 없는 무덤 없듯, 나름의 이유가 다 있다.

◆ 초반 10경기 1승 3무 6패 '그르친 시작'

일단 첫 단추가 잘 못 꿰졌다. 초반 승률이 처참했다.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게 8라운드까지 이어지면서 '1위 후보'는 최하위까지 맛봤다. 챌린지 팀 가운데 가장 늦게 승전고를 울린 게 성남. 그게 9라운드였다. 상대는 '신생팀' 안산 그리너스로, 당시 성남은 1-0 신승을 거뒀다.

* 2017 성남 초반 10경기 성적 : 패, 무, 패, 패, 무, 패, 패, 무, 승, 패

박경훈 감독도 초반 꼬여버린 실타래에 아쉬움을 짙게 표현했다. 한 시즌을 돌아보며 가장 먼저 한 말이 "10경기에서 1승 밖에 하지 못한 점이 시즌을 꾸려가는 데 상당히 힘들지 않았나 싶다"였다. 어그러진 시작은 중반 들어 승점을 쌓아가면서 잊히는 듯했지만, 실상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요인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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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비 안정을 얻고 '잃어버린 화력'

10경기에서 단 1승을 거두는 초라한 성적을 받아든 성남. 이후 팀 컬러를 다시 물들였다. 핵심은 '수비'다.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받아든 박경훈 감독은 '록(ROCK)' 같은 "강력한 축구,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 했다. 전방 압박과 빠른 전환, 스피드를 가진 강렬한 축구가 목표였다. 하지만 '10경기 5득점, 12실점' 성적표를 받아 든 뒤 실점을 하지 않는 게 먼저라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10경기 이후 수비 안정화를 취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밸런스를 잡기 시작했다. 최소 실점을 기록하는 결과를 얻었지만 공격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그 이후 얻은 건 최소 실점이요, 잃은 건 공격력이었다.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패스가 옆으로, 뒤로 향할 뿐. 좀처럼 전진하지 못했다. 그럴수록 공격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시즌 종료 후 득실을 보면 가히 기형적이다. 팀 득점(38골)은 안산(36골)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여기에 실점은 30이었다. 좋게 말해 '실리'를 취했지만 이기는 경기를 하기엔 어려운 수치다. 실제로 성남은 8위 서울이랜드와 함께 가장 많은 무승부(14번)를 기록했다. 승점으론 3위 아산과 1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나 승리한 경기 수로는 5위 부천(15승) 보다 2번이 적었다.

◆ 부상, 부상, 부상 그리고 이탈…'메워지지 못한 공백'

성남은 올시즌 유독 부상도 많았다. 초반부터 부상이 속출했고 쉴 새 없이 선수들이 쓰러졌다. 임시방편으로 쓴 대체 선수들은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이 문제는 그대로 드러났다. 마린 오르슐리치 부상으로 배승진을 센터백으로 쓰던 성남. 중원에서 큰 힘이 되던 이후권이 이탈하면서 배승진을 미드필더로 올리게 됐고, 결국 센터백에는 '신예' 문지환이 나섰다. 결과적으론 아쉬웠다.

"(문)지환이가 아무래도 경기를 많이 못뛰고 하다 보니, 센터백에서 빌드업시에 치고 나갈 때와 지연시켜야 할 때가 있는 데 그 부분이 부족했다. 한 시즌을 봤을 때 부상 선수가 나오고, 그걸 커버해 주면서 팀이 만들어져야 한다. 선수들이 못해주진 않았다. 하지만 경험을 쌓는다면 더 좋을 것으로 본다."

황의조 이탈도 컸다. 18라운드까지 5골을 기록한 뒤 J리그 감바 오사카로 황의조는 떠났지만 시즌 끝날 때까지 황의조보다 많은 골을 기록한 이는 둘 밖에 되지 않았다. 2016년 20골을 넣으며 챌린지 득점왕과 MVP를 거머쥐었던 김동찬은 그 둘 가운데 한 명이었지만 영입 당시 기대를 뛰어 넘는 활약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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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슐리치마저 부상으로…내리 실패한 '외국인 농사'

난국이 거듭되는 와중에 외국인 선수들도 고민을 더했다. 시즌은 오르슐리치, 네코, 파울로, 비도시치가 함께 시작했다. 하지만 남아 제 몫을 해준 건 오르슐리치가 전부다. 그마저도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후반엔 큰 공백을 남겼다. 어렵사리 팀 훈련에 돌아온만큼 향후 경기 감각에 따라 기용 가능성도 열려 있었지만, 성남이 준플레이오프에서 멈추면서 오르슐리치의 시즌도 함께 막을 내렸다.

여기에 22세 이하 선수 의무 등록 및 출전 규정 준비의 미흡, 플레이메이커로 뛰어줄 선수의 부재 등이 성남에는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무엇이든 처음은 어려운 법. 성남은 호된 챌린지 신고식을 치렀고, 추운 겨울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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