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화성, 정형근 기자]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차분하게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순간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감독은 16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 그동안 논란이 된 정지윤 은퇴식 ‘암전 사건’의 내막을 밝혔다. 

“(정)지윤이에게 당시 전화를 해서 오해하지 말라는 얘기를 했다. 지윤이도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나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내가 어떻게 선수가 은퇴하는 데 방해를 놓을 수 있겠는가. 특히 지윤이는 2001~2003년에 내가 흥국생명에 있을 때 가르친 제자이다. 난 여자 배구에 25년 동안 몸담았다. 여자선수가 은퇴를 하는 데 방해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사건의 개요는 다음과 같다. 10월 31일. IBK기업은행은 GS칼텍스 원정에 떠났다. GS는 당시 세터 정지윤(37)의 은퇴식을 준비했다. GS는 2세트 종료 이후 체육관을 암전을 시킨 뒤 은퇴식을 치르려 했다. GS는 이정철 감독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정철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해당 경기의 감독관에게도 같은 생각을 밝혔다. 그러나 이 감독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 정지윤 세터의 은퇴식은 2세트 종료 뒤 암전 상태에서 이뤄졌다. 그런데 일부 매체에서 이정철 감독의 배려가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IBK 구단 프런트가 ‘꽃다발’을 준비하지 않았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정철 감독은 “지윤이의 은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모든 협조를 다 해주자고 얘기했다. 도열도 하자고 말했다. 모든 협조를 다 하려 했지만 경기 도중 불을 끄는 건 예외였다. 불을 끄면 선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10월 18일 홈에서 세터 김사니의 은퇴식을 진행했다. IBK는 은퇴 영상을 준비했고 영구결번 행사도 진행했다. 여자부 영구결번은 감사니가 최초였다. 김사니의 은퇴식은 경기 전에 열렸다. ‘암전 행사’도 진행되지 않았다. GS 정지윤의 은퇴식과 이유는 같다. 암전이 두 팀의 경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GS와 경기 시작 전에 불을 끄는 건 동의했다. 오죽하면 논란이 된 기사가 나간 뒤 어창선 감독관이 나에게 전화를 해서 정말 기분 나빴겠다고 했겠나. 사실관계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기사가 나갔다.”

이 감독은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 감독은 이야기 하는 내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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