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르코 크로캅은 지난해 12월 31일 라이진 그랑프리에게 우승하고 눈물을 뿌렸다. ⓒRIZIN FF 제공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미르코 크로캅(43, 크로아티아)은 종합격투기에서 '자주' 은퇴했다. 그러나 늘 끝이 아니었다. 절대 죽지 않는 좀비처럼 부활하곤 했다.

지난해 12월 31일 라이진(RIZIN) 무제한급 그랑프리에서 우승하고 안녕을 예고한 크로캅이 또 돌아온다. 다음 달 31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리는 라이진 연말 이벤트에서 고사카 츠요시(47, 일본)와 경기한다.

사카키바라 노부유키 라이진 대표는 지난 12일 크로캅의 라이진 복귀를 발표하면서 "라이진에서 몇 경기를 더 갖기로 했다. 크로캅의 마지막 여정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따지고 보면, 크로캅은 이제까지 은퇴 의사를 세 번 밝혔다.

UFC에서 프랭크 미어·브랜든 샤웁·로이 넬슨에게 3연패 하고 2011년 처음 은퇴를 선언했다. 2012년 입식격투기로 돌아갔다. 2013년 3월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K-1 월드 그랑프리에서 우승하며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듯했다.

그러나 2014년 이시이 사토시를 꺾고 이노키 게놈 챔피언에 오른 뒤, 2015년 UFC와 깜짝 재계약했다. "내게 패배를 안긴 파이터들에게 복수하겠다"고 공언한 뒤, 2015년 4월 가브리엘 곤자가에게 역전 TKO승을 거둬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그런데 곧 예기치 않은 두 번째 은퇴를 맞이했다.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대회 출전을 2개월 앞둔 2015년 9월 약물검사에 걸렸다. 불시 약물검사에서 검사관에게 어깨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성장 호르몬을 맞았다고 밝혀 2년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치료 목적 면책 신청을 미리 하지 않은 게 문제였다. UFC에 미국반도핑기구 약물검사가 실시된 이후 첫 번째 징계를 받은 파이터로 남았다.

크로캅은 여기서 선수 생활을 접겠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또 복귀했다. 일본 라이진 무제한급 그랑프리에 참가해 명현만·킹 모·바루토·아미르 알리아크바리를 차례로 꺾고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았다.

그리고 그가 한 말은 "은퇴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솔직히 수술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였다. 사실상 세 번째 은퇴였다.

크로캅이 언제 글러브를 완전히 벗을지는 알 수 없다. 그의 마지막이 팬들에게 어떻게 기억될지는 두고봐야 한다.

크로캅은 2015년 12월 MMA 파이팅과 인터뷰에서 "잘 들어 봐라. 이것이 인생이다. 종합격투기는 격렬한 스포츠다. 대부분의 경우에 그 끝도 격렬하고 끔찍하다. 선수들은 심각하게 다치거나 서너 경기 연속으로 지거나 대회사가 더 이상 출전 기회를 주지 않을 때, 은퇴하게 된다. 이 스포츠의 진실이다. 부상, 연패, 방출 가운데 하나다. 우리 스포츠의 냉혹한 법칙"이라고 말했다.

크로캅은 자신의 말년도 이렇게 끝날 것이라는 걸 알고 뛰어드는 것일까?

고사카는 48전 27승 2무 19패 전적의 베테랑이다. 1995년 종합격투기에 데뷔해 1998년 UFC 헤비급에 진출했다. 키모, 피트 윌리암스에게 이겼지만 바스 루텐, 페드로 히조에게 졌다.

2006년 5월 프라이드 무제한급 그랑프리에서 마크 헌트에게 TKO로 지고 글러브를 벗었으나, 2015년 12월 라이진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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