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17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7 예선전 대만-한국전이 끝난 뒤 한국 외야수 이정후(넥센)가 그라운드 인터뷰에 나섰다.

이정후는 이날 0-0으로 팽팽하게 맞서 있던 6회 2사 1루에서 대만 선발투수 천관위를 상대로 우월 1타점 3루타를 날려 1루 주자 김하성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16일 일본에 7-8로 진 한국은 대만에 1-0 승리를 거두고 1승1패를 기록해 TQB 규정에 따라 결승 진출을 확정됐다.

경기 후 주최 측인 일본이 그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가운데 결승타의 주인공 이정후는 "어제(16일) 팬분들이 늦게까지 응원해 주신 가운데 아쉬운 결과가 나와서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는데 결과가 좋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이어 3루타를 친 상황에 대해 "2아웃이지만 뒤에 있는 형들에게 연결하려고 했다. 운좋게 노리던 공이 와 자신 있게 스윙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진행한 사회자는 결승전에 진출할 경우 경기에 나서는 마음가짐을 물었다. 이정후는 "어제 정말 많은 팬분들이 와 주셔서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 결승전에 가게 되면 예선전에 봐 줬던 것들을 완전히 무찌르겠다"고 대담한 각오를 말했다.

이정후가 '봐 줬다'는 말을 한 순간 이정후의 코멘트를 받아적던 일본인 통역사가 고개를 들며 놀란 모습이었다. 통역사는 "결승전에 가게 되면 예선전에서 이루지 못했던 승리를 꼭 달성하겠다"며 이정후의 발언을 '톤 다운'해 전달했다.

이정후의 엄청난 각오는 일본 현지에 전해지지 못했다. 그러나 이정후와 한국 선수들 마음은 다 같지 않을까. 16일 예선전에서 10회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7-8 끝내기로 패배한  한국이 결승전에서 일본을 만나 '복수 혈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