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리그앙에서 피지컬로 상대를 제압하는 석현준 ⓒ트루아AC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공격수 석현준(26, 트루아AC)이 빠르게 프랑스 무대에 안착했다. 권창훈과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19일 새벽(한국시간) 디종FCO와 2017-18 리그앙 13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18분 선제 골을 넣었다. 12라운드 스트라스부르와 홈 경기에 이은 두 경기 연속 골. 리그 데뷔골을 넣은 것에 이어 2호골까지 빠르게 도달했다.

석현준은 리그앙에서 두 골을 모두 헤더로 넣었다. 프랑스 무대의 하늘을 지배한 것이다. 석현준은 완벽한 타이밍이 뛰어 올라 수비 견제를 이겨내고 정확하게 헤더를 연결했다. 두 경기에서 넣은 골 모두 완벽한 임팩트와 타이밍이 돋보였다. 

디종전 전반 18분. 석현준은 사이프 카우이가 왼발로 감아 올린 코너킥을 헤더로 마무리했다. 수비 견제에도 중심을 잃지 않았고, 점프 타이밍과 이미 임팩트도 완벽했다.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골문 우측 구석으로 공이 빨려 들어갔다. 

석현준은 득점 장면 외에도 경기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으로 디종의 후방 빌드업을 괴롭혔다. 전반 42분경 저돌적인 드리블 돌파로 문전 우측을 파고 들어 디종 수비를 위협하기도 했다.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넘어졌으나 파울이 선언되지 않았다. 심판에 항의했다가 경고를 받았다. 석현준은 이날 야생마와 같은 모습이었다. 

비록 트루아는 디종에 1-3으로 역전패를 당했으나 석현준은 경기 내내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원톱으로 제 몫을 다했다.

◆ 오늘의 장면: 힘, 높이, 마무리에 전방 압박-돌파까지…9번 임무 완벽했던 석현준

석현준은 189cm의 장신이다. 유럽 선수들과 견줘도 빠지지 않는 강인한 근육을 갖췄다. 건장한 체구와 큰 키에도 스피드가 느리지 않다. 공격 지역에서 부지런히 전방 압박을 펼치고, 발로 공을 다루는 것도 능숙하다. 석현준은 네덜란드 토탈풋볼의 원류인 AFC아약스에서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뛰어난 신체 조건과 신체 능력으로 둔탁하다는 오해를 받았고, 때로는 실제로 속도감을 보이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석현준이 가진 본질적 문제는 아니었다. 포르투갈 최고 명문 FC포르투로 이적하면서 경기 출전 기회가 줄었고, 이로 인해 경기 감각 저하로 찾아온 위기였다. 이후 터키, 헝가리 무대 등으로 임대를 떠났으나 컨디션을 되찾지 못했다.

▲ 동료들의 인정을 받는 석현준 ⓒ트루아AC


트루아 이적을 통해 석현준은 반등에 성공했다. 프랑스 리그앙은 유럽 내에서도 피지컬 경쟁이 심한 무대로 꼽힌다. 석현준은 리그앙에서 높이와 힘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 팀은 유럽과의 힘 싸움에서 고전을 예상하고 있다. 11월 A매치에서 손흥민과 이근호 등 정통파 스트라이커 대신 윙어형 투톱을 배치하며 해결책을 모색했다.

정통파 9번인 이정협은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구자철은 투톱 중 한 명으로 배치한 세르비아전도 신통치 않았다. 석현준이 트루아에서 연일 펼치는 활약은 대표 팀에 필요한 ‘진짜 9번’ 역할에 확실한 답을 주고 있다. 석현준은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와일드 카드로 참가한 바 있어 인연도 없지 않다.

석현준은 비토리아세투발 시절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에서 골 폭풍을 일으키던 당시의 기세를 회복한 모습이다. 역대 어떤 한국 공격수도 보여주지 못한 유럽형 피지컬로 힘의 축구, 강력한 마무리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석현준은 트루아에서 넣은 2경기 연속 골로 대표 팀의 9번이 될 자격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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