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창훈 ⓒ디종FCO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두 개의 심장, 세 개의 폐를 가진 선수. ‘산소탱크’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 못지 않은 강철 체력을 권창훈(23, 디종FCO)이 재현했다. 권창훈은 정밀한 왼발 킥을 통한 창조성까지 탑재했다. 프랑스 리그앙에서 활약 중인 윙어 권창훈은 19일 새벽(한국시간) 트루아AC와 2017-18 프랑스 리그앙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몰아쳐 유럽 진출 후 최고의 경기를 했다. 디종의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프랑스 현지 시간으로 18일 밤에 열렸다. 권창훈은 10일 콜롬비아, 14일 세르비아와 각각 수원, 울산에서 A매치 친선 경기를 치른 뒤 프랑스로 돌아갔다. 15일 출국해 16일에야 디종에 도착했다. 시차 적응도 제대로 되지 않았을 시간. 이틀 훈련 이후 나선 트루아와 경기에서 권창훈은 놀라운 경기력을 보였다.

권창훈은 전반 9분 만에 경고를 받았다. 시뮬레이션 액션이라는 이유였다. 경고를 받은 장면에서 권창훈은 1선과 2선 사이에서 깔끔한 볼 컨트롤과 터닝 동작으로 공격 전개를 이끌었다. 동료와 공을 주고 받은 뒤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 부근을 저돌적으로 치고 들어가다 트루아 라이트백 드플라뉴와 부딪혀 넘어졌다. 페널티킥을 유도하려 했다고 판단해 경고를 준 주심의 판정에 권창훈은 황당하다는 듯 웃었다. 

이 장면 이후에도 권창훈은 날렵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 27분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트루아 골문을 위협했다. 이날 경기는 석현준과 한국인 맞대결로 화제가 됐다. 프랑스 방송 중계진도 두 선수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디종 서포터즈석에 대형 태극기가 걸렸고, 역시 조명 받았다.

먼저 주목 받은 쪽은 전반 18분에 헤더로 선제골을 넣은 석현준이었다. 후반전은 권창훈의 쇼 타임이었다. 후반 1분 만에 권창훈은 우측면 후방에서 예리한 크로스 패스를 곧바로 문전으로 보냈다. 줄리우 타바레스가 발만 댔다. 그대로 역전골로 이어졌다. 그리고 4분 뒤인 후반 5분. 권창훈은 크로스 패스를 보낸 지역에서 직접 중앙 지역으로 돌파한 뒤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다.

권창훈은 우측에서 좌측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며 좌측에서 우측 구석으로 슈팅을 연결해 트루아 수비와 골키퍼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았다. 이 골이 터지자 디종 홈 경기 장내 아나운서가 “창훈! 창훈! 창훈!”이라고 격하게 세 차례 권창훈의 이름을 외쳤다. 관중들도 함께 권창훈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권창훈은 결정적인 어시스트와 득점을 올린 뒤에도 우측 날개 자리에서 시종일관 예리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을 다녀온 여독, A매치 데이에 막대한 전방 활동력을 보이며 경기를 소화하고도 왕성한 모습을 보였다. 권창훈의 가슴 안에 박지성의 심장이 있는 듯 했다. 그의 공격 기술은 더 예리하고 날카롭다. 권창훈은 이미 프랑스 리그앙 최고급 윙어 중 한 명으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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