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클래스를 증명했다.

UFC 헤비급 랭킹 2위 파브리시우 베우둠(40, 브라질)이 19일 호주 시드니 쿠도스 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21 메인이벤트 헤비급 경기에서 랭킹 8위 마르신 티부라(31, 폴란드)에게 5라운드 종료 3-0(50-45,50-45,49-46)으로 판정승을 거뒀다.

베우둠은 자타공인 UFC 헤비급 최강의 서브미션 아티스트. 표도르 예멜리야넨코,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 케인 벨라스케즈에게 모두 탭을 받은 유일한 파이터다.

그러나 킹스 MMA의 하파엘 코데이로 코치와 함께하면서 타격 실력도 매우 좋아졌다. 트래비스 브라운을 타격으로 압도하며 판정으로 이겼고, 마크 헌트를 니킥으로 쓰러뜨려 TKO승 했다.

베우둠은 티부라를 타격에서 앞섰다. 펀치와 킥으로 밀고 들어가 넥클린치에서 니킥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기습 플라잉니로 티부라를 계속 긴장시켰다.

여우 같았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킨 뒤 공격하는 등 종합격투기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아이 페이크도 썼다.

가장 눈에 띠는 건 베우둠의 체력이었다. 4라운드 태클을 시도하고 티부라에게 톱포지션을 빼앗을 정도로 지구력이 좋았다.

티부라는 사우스포로 자세를 스위치하고 왼발 하이킥을 여러 번 노렸으나, 베우둠은 가드를 막고 

베우둠은 호주에서 콜비 코빙턴에게 부메랑을 던진 혐의로 다음 달 법원에 출석해야 한다. 구설수에 올라 있지만 베우둠은 "경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고 베테랑답게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지난달 8일 UFC 216에서 월트 해리스에게 암바로 이긴 뒤 2연승을 달린 베우둠은 23번째 승리(1무 7패)로 타이틀 도전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

티부라는 3연승을 달리고 있었으나, 노련한 베우둠의 벽을 넘지 못했다. 3번째 패배(16승)로 고개를 숙였다.

[128파운드 계약] 스타 탄생?

벡 롤링스(28, 호주)는 여성 스트로급(115파운드)에서 감량 때문에 고생했다. 여성 플라이급(125파운드)가 생긴다는 소식에 아주 기뻐한 파이터 가운데 하나다.

경기를 앞두고 미디어 데이에서 "몸무게 걱정을 안 하게 되니,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원래 상대 조앤 칼더우드가 빠지고, 대회 10일 전 급하게 들어온 제시카 로즈-클락(29, 호주)은 칼더우드보다는 강하지 않은 선수로 평가됐다. 롤링스가 톱 독이었다.

하지만 롤링스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로즈-클락이 만만치 않았다. 1라운드 킥 캐치 후 테이크다운을 허용하는 등 롤링스의 압박에 밀리는 듯 보였지만, 서서히 자신의 페이스를 잡아 갔다.

2라운드 왼발 카운터 니킥이 두 차례 롤링스의 복부에 제대로 들어가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간장 충격에 뒷걸음질 치는 롤링스를 테이크다운 하고 마운트에서 팔꿈치를 내려쳤다.

3라운드 롤링스에게 테이크다운을 빼앗겼으나 곧 일어났고 덧걸이 테이크다운으로 반격했다. 이 공격이 심판들의 눈을 빼앗았다.

로즈-클락이 옥타곤 데뷔전에서 2-1(29-28,28-29,29-28)로 판정승했다.

로즈-클락은 중요한 기회에서 프로 8번째 승리를 따내 활짝 웃었다. 실력 좋은 미녀 파이터의 등장에 호주 팬들은 환호했다.

롤링스는 3연패에 빠져 7승 7패 전적이 되고 고개를 숙였다.

[웰터급] 타깃이 된 코빙턴

팀 민스(33, 미국)는 37전 27승 가운데 KO승이 18번이었다. 공격적인 왼손잡이 타격가다.

케이지 중앙을 잡고 벨랄 무하마드(29, 미국)에게 다가가며 펀치를 쭉쭉 뻗었다. 그런데 무하마드가 뒤로 살살 빠지면서 잘 받아쳤다. 선공 횟수도 뒤지지 않았다. 2라운드에는 테이크다운을 성공해 점수를 땄다.

박빙의 승부에서 무하마드가 웃었다. 2-1(29-28,28-29,29-28) 판정으로 이겼다.

랜디 브라운·조던 미인을 꺾은 무하마드는 3연승을 달리고 '도발의 명수'로 떠오른 콜비 코빙턴을 도발했다. "겁쟁이, 붙어 보자"며 도전장을 던졌다.

무하마드는 13승 2패 전적을 쌓았지만 아직 웰터급 톱 15에 들지 못하고 있다. 랭킹 3위까지 올라가 타이틀 도전권을 바라고 있는 코빙턴이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민스는 지난 6월 알렉스 가르시아에게 판정승했지만 상승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9번째 패배(27승 1무 1무효)를 맛봤다.

[웰터급] 연패 끊고 감격의 눈물

연패에 빠진 파이터들은 흐름을 바꾸려고 변화를 준다. 장기간 휴식을 취하거나 훈련 장소를 바꾸기도 한다. 제이크 매튜스(23, 호주)가 선택한 변화는 체급을 올리는 것이었다. 2연패 뒤 UFC 웰터급에 도전했다.

매튜스는 2012년 웰터급으로 종합격투기에 데뷔하고 6연승을 달리다가, 2014년 6월 UFC로 진출하면서 라이트급으로 체급을 낮춰 4승 3패를 쌓았다.

웰터급 도전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보얀 벨리코비치(28, 세르비아)를 2-1(29-28,28-29,29-28) 판정으로 이겨 가까스로 연패를 끊었다. 결과가 발표되자 매튜스는 무릎을 꿇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1라운드는 태클 공세로 벨리코비치를 펜스로 밀어붙인 매튜스가 우세했고, 2라운드는 매튜스의 태클을 길로틴초크로 막고 자세를 뒤집어 톱포지션을 잡은 벨리코비치가 우세했다.

3라운드는 말 그대로 엎치락뒤치락이었다. 매튜스가 싱글렉 테이크다운에서 더블렉 테이크다운으로 전환해 톱포지션을 잡았으나, 벨리코비치가 자세를 뒤집었고 테이크다운도 성공했다.

여기서 매튜스는 마지막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다시 일어나 테이크다운을 한 번 더 잡아 점수에서 앞섰다. 이것이 결국 판정승을 일구는 결정적인 공격이었다.

매튜스는 11승 3패가, 벨리코비치는 15승 1무 6패가 됐다. 벨라코비치는 지난 9월 대런 틸에게 당한 판정패에 이어 또 쓴잔을 마셨다. 생애 첫 연패에 빠졌다.

[미들급] 빛바랜 아재 투혼

다니엘 켈리(40, 호주)는 호주 유도 국가 대표를 지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81kg급 9위), 2004년 아테네 올림픽(90kg급 7위), 2008년 베이징 올림픽(90kg급 21위), 2012년 런던 올림픽(100kg급 17위)에 출전했다.

2012년 본격적으로 뛰어든 종합격투기에서 메치기와 관절기를 앞세운 '유도가' 스타일로 활약했다. 2014년 UFC에 진출해선 공격적인 전진 압박에 상대의 목덜미를 잡고 더티 복싱으로 점수를 따는 운영으로 라샤드 에반스, 크리스 카모지, 안토니오 카를로스 주니어에게 이겼다.

하지만 대 놓고 아웃 파이팅을 펼치는 엘라이아스 테오도로(29, 캐나다)를 잡아 놓는 데는 실패했다.

테오도르는 자세를 좌우로 자주 바꾸며 백스텝을 밟았다. 켈리가 클린치로 붙어 더티 복싱을 하려고 하면 악착같이 빠져나가면서 오른발 킥을 돌려줬다. 하이킥이 여러 번 찰싹찰싹 소리를 내면서 켈리의 뺨을 때렸다.

'아재의 투혼'이 3라운드 빛을 발해 역전이 나오는가 싶었다. 켈리는 테이크다운 이후 리어네이키드초크로 테오도로의 목을 졸랐다. 그러나 다리 훅을 잠그지 못하는 바람에 경기를 끝내진 못했다. 이 기회를 날려 결국 0-3(28-30,27-30,26-30)으로 판정패하고 말았다.

켈리는 지난 6월 데릭 브런슨에게 KO로 진 뒤, 생애 첫 연패에 빠졌다. 총 전적은 13승 2패가 됐다.

테오도로는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원정 경기에서 이겨 최근 패배에서 빠져나왔다. 14번째 축배(2패)를 들었다. 테오도로는 2014년 TUF 네이션스 미들급 우승자다. 머릿결이 좋은 장발로 유명하다. 샴푸 회사에서 스폰서를 받은 첫 번째 UFC 파이터다.

[150파운드 계약] 힘 차이

알렉산더 볼카노브스키(29, 호주)는 레슬링→럭비→격투기를 배우며 성장한 파이터다. 키가 168cm로 크지 않지만, 공격적이고 힘이 넘친다.

셰인 영(24, 뉴질랜드)을 맞아서도 밀어붙이고 또 밀어붙였다. 영을 테이크다운으로 눕히고 압박을 계속했다. 3라운드 기습 테이크다운을 허용했지만 금세 자세를 뒤집어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3-0(30-27,30-26,30-26) 판정으로 낙승을 거둔 볼카노브스키는 2013년 12월부터 13연승(총 전적 16승 1패)을 이어 갔다. UFC에선 3연승. 페더급의 랭커들을 위협하는 새 얼굴로 떠올랐다.

제레미 케네디→움베르토 반데나이가 부상으로 빠져 8일 전 긴급 투입된 영은 볼카노브스키의 힘을 감당하지 못하고 옥타곤 데뷔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5연승이 끊기고 전적 11승 4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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