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기영 ⓒ 도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24세 이하 혹은 입단 3년 이하. 그동안 선배들에 막혀 국제 대회에 나서기 힘들었을 젊은 선수들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만의 독특한 선수 선발 규정 덕분에 태극 마크를 달 수 있었다. 제1기 선동열호 선수 가운데 성인 대표 팀 경력이 있는 선수는 김하성(넥센)이 유일하다. 그런 가운데 그동안 국제 대회를 앞두고 늘 고민을 안겼던 투수, 특히 선발투수 쪽에서 국제용의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이 있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APBC 결승전에서 일본에 0-7로 완패했다. 타자들은 다구치 가즈토(요미우리)의 정교한 제구력에 막혔고, 마운드에서는 선발 박세웅(롯데) 뒤의 불펜 릴레이가 실패로 돌아갔다. 대신 모든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겠다는 선동열 감독의 공언대로 김대현(LG) 김명신(두산) 심재민(kt)이 모두 등판했다. 

결승전 완패는 어떤 핑계로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신 결승 진출 과정에서 발견한 수확도 부정할 수 없다. 한국은 도쿄돔이라는 큰 무대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쟁쟁한 타자들을 상대로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공을 던지는 당당한 투수 두 명을 발굴했다. 바로 장현식(NC)과 임기영(KIA)이다. 

장현식은 16일 개막전 선발이라는 큰 임무를 맡았다. 구속에 강점이 있고, 투구 폼이 독특해 처음 상대하는 타자들이 쉽게 적응하기 어렵다는 점과 슬라이드스텝이 빨라 일본의 기동력을 막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모두 통했다. 5이닝 비자책 1실점으로 자기 임무를 충분히 완수했다. 

그러나 이 경기에서 한국은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7-8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젊은 선수들이 뭉친 팀이기에 자칫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을 수도 있었지만 17일 대만전에서 그런 우려는 기우였다는 게 드러났다. 임기영의 손 끝에서 시작됐다. 임기영은 무려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덕분에 한국은 1-0으로 대만을 꺾고 결승행을 확정했다. 

이렇게 두 명의 국제용 영건을 발견한 한국이지만 얻은 것만 있다고 볼 수는 없었다. 두 차례 일본전은 모두 불펜 쪽에서 대량 실점이 나왔다. 올 시즌 소속 팀에서 장점을 발휘한 선수들이지만 첫 국제 대회에서는 그런 점들을 어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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