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파엘 페르난데즈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일본 프로 야구는 11월이면 12개 구단 합동 트라이아웃을 연다. 각 구단에서 전력외로 분류된 선수들이 한데 모여 또 한번의 기회를 붙잡기 위해 자기 기량을 펼치는 시간이다. 전력외 선수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여기서 기회를 잡는 일조차 쉬운 건 아니다. 그럼에도 올해 51명(투수 26명, 야수 25명)이 여기에 참가했다고 한다. 

이 51명 가운데 사연 없는 선수가 없겠지만, 이 선수의 커리어는 그중에서도 가장 독특하다. 2008년 육성 선수로 야쿠르트에 입단했고 201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브라질 대표 선수로 뛰었던, 올해는 닛폰햄 파이터즈에서 통역으로 일하고 있는 오른손 투수 라파엘 페르난데즈다. 

정확히 통역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투수라고 해야할지 불분명하다. 아무튼 그의 꿈은 투수로 마운드에 다시 서는 일이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투수들은 볼카운트 1-1을 가정하고 네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 페르난데즈는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올랐다. 4타수 무안타 1탈삼진. 직구 최고 구속은 136km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는 "투구 결과에 만족한다. 후회하지 않는다.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그는 닛폰햄에 통역으로 지원하면서도 올해 트라이아웃에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야쿠르트 시절 2011년과 2012년 2년 동안 1군 10경기에 나와 13이닝 12실점으로 부진한 기억뿐이지만 "아직 1군 수준의 야구를 할 수 있단 걸 보여주고 싶었다. 마운드에 서는 건 역시 즐거운 일"이라고 말한 뒤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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