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한화에서 방출된 김원석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어느새 프로 야구 선수들과 팬들의 거리를 한껏 좁혀 놓았다. 

SNS가 활성화되기 전에는 경기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다가 경기 전후 구장 앞에서 기다려 선수와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는 것, 신문에서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의 기사를 스크랩 하는 게 팬 활동의 전부였다. 선수와 개인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없기에 뭔가를 전달하거나 항의를 하려고 해도 신문사나 구단에 전화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SNS가 발달하면서 선수들과 팬들의 거리가 가까워졌다. 선수들과 팬들이 SNS로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선수들은 평소 생활이나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며 경기장 안에서 드러낼 수 없는 색다른 면모를 보여 줬다. 이처럼 좋은 의도로 팬들의 관심과 갈증을 채워 주기도 하지만 몇몇 선수들의 개념 없는 행동에 부작용도 속출하기 시작했다.

일부 선수들이 SNS로 팬들과 해서는 안될 말들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지난 8월 두산 최주환은 롯데 팬들과 SNS로 설전을 벌여 공개 사과했다. 20일에는 최근 한 팬과 다이렉트 메시지를 주고받으면서 온갖 비하 발언을 일삼은 김원석이 한화에서 방출됐다. 김원석은 대화에서 팬의 외모부터 시작해 구단, 지역, 대통령 비하까지 온갖 막말을 일삼아 20일 마무리 훈련에서 귀국 조치된 뒤 방출이 결정됐다.

또한 일부 선수들이 SNS에서 알게 된 팬들과 너무 가까워져 부적절한 만남을 갖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로든 사람을 알게 되는 것은 사생활이기 때문에 문제라 할 수 없지만 유부남들이나 여자 친구가 있는 선수들, 혹은 코치들이 팬들과 SNS에서 낯뜨거운 대화를 주고받는 경우도 있다. 올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 매달리던 한 팀의 코치가 경기 전 더그아웃 입구에 여성 팬들을 세워 두고 선수들과 사진을 찍게 하며 "너는 항상 사진이 예쁘다"는 등 대화를 해 친분의 출처를 궁금하게 했다.

SNS에 올린 글로 팬들의 공분을 산 선수들도 있다. 2013년 한화에 입단한 조지훈은 당시 넥센에 지명된 조상우에게 "거지 팀에 들어갔으니 거지"라고 해 비난을 받았다. KIA 김세현은 2015년 넥센 소속 당시 SNS에 자신이 유흥업소에 다녔다고 '고백'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KIA 외야수 이진영 역시 최근 SNS에 "야구 안 해"라고 올려 많은 팬들에게 지적을 받았다. 여자 친구가 SNS에 선수의 경거망동에 대한 폭로 글을 올려 징계를 받은 장성우(kt), 장시환(롯데)도 있다.

가끔 선수들은 기자에게 묻는다. "저희가 공인인가요?"라고. 공인은 원래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지만 연예인이나 프로 스포츠 선수들처럼 자신의 평가가 대중에 의해 이뤄진다면 이 역시 공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프로 선수들은 티켓을 사는 팬들에게서 연봉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SNS는 구단들이 일일이 관리할 수 없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 스스로 행동과 발언 하나 하나에 도덕성과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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