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글 유현태 기자, 영상 장아라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오랜만에 웃었다. 단순히 득점 때문에? 욕심을 버리니 팀도 살고 본인도 살아났다.

레알마드리드는 22일(한국 시간) 키프로스 니코시아 GSP에서 열린 2017-18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 아포엘전에서 6-0으로 대승을 거뒀다. 호날두와 카림 벤제마가 2골씩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호날두는 리그 8경기에서 1골을 터뜨렸다. 슛은 여전히 많이 시도하고 있는데 지난 시즌만큼 효율이 나지 않아 비판 여론에 직면했다. 벤제마 역시 리그 1골에 그치면서 경기력 부진을 지적받았다. 나란히 두 선수는 이번 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렸다. 

사실 절대적인 기량 차이가 컸다. 6골 차 승리였지만 그리 놀랄 만한 결과도 아니다. 전반 23분 루카 모드리치가 환상적인 슛으로 포문을 연 것도 매우 중요했다. 레알마드리드는 모드리치 득점 이후 한결 여유 있는 운영이 가능했다.

하지만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분명히 경기력 부진을 해결한 움직임이 보였다. 최근 레알마드리드는 투톱으로 전환한 뒤 경기력이 떨어졌다. 호날두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벤제마와 시너지가 나질 않았다. 

전반 38분 벤제마의 득점 장면(영상 01:52~02:24)은 하나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벤제마가 측면으로 빠져 공을 연결한 뒤 전방으로 움직인다. 호날두가 수비를 등지면서 뒤로 내주고, 토니 크로스의 패스가 벤제마의 발 앞에 연결됐다. 레알마드리드의 투톱이 어떻게 연계 플레이를 펼쳐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

전반 추가 시간 터진 골(영상 02:50~03:36)은 '동반 부진'이란 멍에를 썼던 호날두와 벤제마의 부활을 예감케하는 장면이었다. 역습에서 득점이 터졌다. 최전방에 스피드를 갖춘 공격수로 투톱을 세운 이유기도 했다. 크로스의 패스가 벤제마를 향했다. 벤제마는 측면의 호날두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호날두가 직접 때리기엔 수비수들이 모두 따라온 상황. 호날두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더 완벽한 위치에 있는 벤제마에게 패스했다. 벤제마가 멀티 골을 완성하면서 한 발 먼저 골 갈증을 풀었다.

호날두는 최근 세르히오 라모스와 불화설이 불거졌다. 라모스가 "호날두는 팀이 이기고 있어도, 본인이 득점하지 못하면 표정이 좋지 않다"고 꼬집기도 했다. 호날두는 자신이 욕심쟁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듯 이타적으로 플레이했다.

팀이 여유 있게 앞서자 호날두 본인에게도 찬스가 왔다. 호날두는 후반 4분과 9분 연속 골을 터뜨렸다. 조 최하위를 상대로 이미 승리가 확정적인 상황에서 터뜨린 골이지만 분명 보약이 될 득점이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호날두에게 평점 10점 만점을 줬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것. 호날두가 득점을 향한 열망 속에서도 욕심을 버렸다. 부진 탈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 오랜만에 호날두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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