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제작 영상뉴스팀] 유니폼이 바뀌어도, 손흥민은 보루시아도르트문트를 만나면 어김없이 골을 넣습니다. 한국시간 22일 새벽 독일 도르트문트 지그날이두나파크. 손흥민이 후반 31분 도르트문트의 골망을 시원한 오른발 슈팅으로 갈랐습니다. 이 골로 토트넘홋스퍼는 2-1로 역전승을 거뒀고, UEFA 챔피언스리그 H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과 바이어04레버쿠젠에서 뛸 때도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를 만나 득점한 적이 있습니다. 토트넘으로 이적하면서 도르트문트는 손흥민 악몽에서 벗어나는 듯 했는데요. 토트넘과 도르트문트 모두 유럽클럽대항전 단골손님이다 보니 인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손흥민은 2015-16시즌 UEFA 유로파리그 당시에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득점했습니다. 2016년 3월 17일, 지난해의 일인데요. 당시에는 도르트문트가 토트넘에 두 번 모두 승리해서 크게 부각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2017-18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다시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을 만났고, 손흥민은9월 12일 런던에서 가진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전반 4분 만에 득점합니다. 올 시즌 첫 득점이었죠. 그리고 이번 도르트문트 원정까지 득점했고 토트넘이 두 경기 모두 이겼습니다.

도르트문트를 만나 10경기 8골을 기록한 손흥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손흥민이 도르트문트 킬러가 된 것은 2012-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입니다. 2012년 9월 22일 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손흥민은 전반 2분 헤더로 득점하고 후반 14분에 한 고를 더 보태 3-1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2013년 2월 9일 도르트문트 원정에서도 전반 26분과 후반 44분 두 골을 넣어 함부르크가 4-1로 이겼습니다.

당시 도르트문트는 위르겐 클롭 감독 체제에서 게겐프레싱을 앞세워 전성시대를 보내고 있었죠. 전력 열세로 꼽히는 함부르크는 손흥민을 투톱으로 두고 날카로운 라인이 높은 도르트문트의 배후 공간을 잘 공략했습니다. 도르트문트는 역습 능력이 최대 장점인 손흥민이 활약하기 안성맞춤인 상대였습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으로 이적힌 2013-14시즌에도 2013년 12월 7일 도르르트문트 원정에서 전반 18분 선제 결승골을 넣어 1-0 승리를 이끌었습니다. 당시에도 클롭식 전방 압박 축구가 왼쪽 날개로 나온 손흥민의 역습 속도에 허를 찔렸죠. 2014-15시즌은 걸렀지만, 토트넘 이적 이후 다시 도르트문트에 악몽이 되고 있는 손흥민.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두 경기 연속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득점하자 독일 언론과 도르트문트 직원까지 놀라며 이유를 궁금해하고 있는데요. 손흥민 자신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지금 도르트문트는 클롭 감독이 떠나 페터 보슈 감독 체제로 운영되고 있기에 전술적으로도 차이가 있습니다.

사실 올 시즌 손흥민의 도르트문트전 연속 득점은 분데스리가 시절의 성향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토트넘 자체가 공격시 케인, 알리, 에릭센, 손흥민 등 4인조의 비중이 높습니다. 실제로 22일 새벽 경기의 경우 델레 알리가 두 골을 모두 어시스트하며 좋은 활약을 했죠.

선제골을 내준 토트넘은 해리 케인이 후반 4분에 동점골을 넣으면서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챔피언스리그에서 승리가 없는 도르트문트. 16강 진출 가능 여부와 관계 없이 안방에서 마지막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승리를 바랐고, 총공세를 펴다가 토트넘의 역습에 당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기 흐름 자체가 손흥민의 역습이 잘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었죠.

특별히 손흥민이 도르트문트에 강하다기 보다는, 올 시즌의 경우 도르트문트가 최근 부진한 면도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지그날이두나파크에서 득점을 자주하는 손흥민. 이쯤되면 도르트문트가 손흥민을 아주 탐낼 것도 같습니다. 이 인연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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