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판사판'이 22일 첫 방송했다. 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이판사판’이 ‘뻔’한 법정 드라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기존에 방송됐던 드라마들과 비슷한 장면들을 사용,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것에 실패했다.

22일 첫 방송한 SBS 수목 드라마 ‘이판사판’(극본 서인, 연출 이광영)은 오빠의 비밀을 밝히려는 ‘꼴통 판사’ 이정주(박은빈 분)와 그에게 휘둘리게 된 ‘엘리트 판사’ 사의현(연우진 분)의 이야기를 담는다.

판사가 된 이정주가 첫 등장한 장면은 출근길 지하철. 이정주는 지하철에서 졸던 가운데 치한을 만났다. 그다지 붐비지도 않은 지하철에서, 한 남성은 이정주의 엉덩이를 만지려고 슬금슬금 손을 뻗었다. 이때 이정주는 전화를 받으며 정신을 차렸고 ‘살인’ ‘강간’ 등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법률 용어를 말하며 이상한 눈초리를 받았다.

여자 주인공의 첫 등장에서 함께 등장한 치한의 존재는 SBS ‘수상한 파트너’와 비슷하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방송된 ‘수상한 파트너’의 첫 장면 또한 지하철. 지하철에서 은봉희(남지현 분)는 치한을 만났고, 옆에 있던 노지욱(지창욱 분)을 오해하며 인연이 시작됐다. 다만 ‘이판사판’에서는 ‘오해’라는 설정을 입히지 않았지만, 그 첫 시작이 뻔하디뻔한 장면들로 이뤄져 있었다는 점에서 신선한 매력을 하락시켰다.

이어진 장면은 이정주가 소매치기를 당해 중요한 기록을 잃어버리는 것. 이는 우연히 만나게 된 사의현이 도와주게 됐다. 또 이정주가 한 피고인이 벌인 인질극에 떨고 있을 때, 사의현이 등장하며 이정주를 도와주게 될 것을 암시했다. 여자 주인공이 위험에 처했을 때마다 나타나 도와주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은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적인 전개 방식이다. 그래서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 더군다나 지금의 시청자들은 수동적이기보다는 능동적인 여자 주인공을 원한다.

이외에도 ‘뻔’하고 ‘익숙’한 장면들의 연속이었다. 굵직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며 앞으로의 사건을 예고했는데, 이는 기존 법정 드라마와 큰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재판에 필요한, 도구적인 판사일 뿐이었다. 사건의 진실을 가리기 위한 검사와 변호사의 공방을 줄이다 보니, 드라마의 극적인 요소 또한 작아졌다. 이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어중간한 드라마가 돼버렸다.

첫 방송일 뿐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데는 이 첫 방송이 중요하다. 여기서 신선한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이판사판’이기에, 앞으로 헤쳐나갈 험난한 길이 엿보인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