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준범. ⓒ 대한민국농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한국 농구 대표 팀이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 대표 팀은 23일(이하 한국 시간) 뉴질랜드 웰링턴 TSB뱅크 아레나에서 개최되는 2019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서 뉴질랜드 대표 팀을 86-80으로 이겼다.

이날 대표 팀은 경기 내내 선수들의 고른 득점 분포가 돋보였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지만 원정경기의 열세에도 이를 잘 이겨냈다. 전준범이 22점 3P 6/8로 득점 에이스로 나섰고, 오세근이 14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더블더블, 이승현이 14점, 이정현이 12점을 보탰다. 이로써 대표 팀은 처음으로 열린 농구 월드컵 홈 앤드 어웨이 경기에서 첫 승리를 따냈다.

대표 팀은 1쿼터 박찬희-이정현-양희종-김종규-오세근 주전 라인업을 내세웠다. 대표 팀의 장신 라인업을 활용, 상대와 높이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작전이었다.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무언가 얼어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뉴질랜드는 코리 웹스터의 활약이 돋보였다. 내외곽을 오갔다. 이에 허재 감독은 벤치 선수들을 투입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3-2 드롭존으로 수비 변화를 줬다. 최준용이 가운데에서 양쪽으로 움직이며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화려한 지역방어 덕분에 뉴질랜드는 당황했다.

여기에 전준범까지 살아났다. 뉴질랜드는 손발을 맞출 시기가 적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조직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았다. 이에 전준범이 공이 없을 때의 활발한 움직임으로 외곽 라인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2017 아시아컵에 이어 막강한 화력 농구의 주인공이 되었다.

대인 방어도 돋보였다. 특히 2대2 수비에서는 적극적인 헷지 디펜스가 날카로웠다. 셰야 일리와 웹스터가 외곽 라인에서 2대2 게임에 성공하자 오세근이 작정하고 3점슛 라인 밖으로 나가 상대 가드의 이동 경로를 차단했다. 뉴질랜드는 이러한 수비에 고전하며 한 박자 느린 패스로 공격을 이어갔다.

허재 감독은 김시래도 짧게 활용했다. 김종규까지 투입해 두 선수의 2대2 게임을 주문했다. 두 선수는 창원 LG에서 같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시래는 김종규의 스크린을 받고 들어가 완벽한 픽 앤드 롤을 완성했다.

뉴질랜드는 4쿼터 들어 2-3 지역방어를 펼쳤다. 대표 팀의 원활한 볼 흐름을 지역방어로 막아보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대표 팀에는 외곽 슈터가 많았다. 전준범, 이승현, 오세근까지 내외곽에서 득점을 보태면서 수비를 무너뜨렸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경기 종료 55초를 남기고 아베크롬비가 3점슛에 성공한 것. 78-80으로 뉴질랜드가 2점차로 쫓아왔다. 하지만 대표 팀은 침착했다. 지난 시즌, 안양 KGC에서 함께 우승을 따낸 이정현과 오세근이 나섰다. 뉴질랜드가 외곽 라인에서 강하게 압박하자 이정현이 오세근의 스크린을 받아 하이 픽 앤드 롤로 상대 골밑을 노렸다. 상대 선수가 3점슛 라인 밖에 나왔기 때문에 대표 팀의 2대2 게임에 이은 골밑 침투가 더욱 효과적이었다. 이러한 흐름을 이어간 대표 팀은 승리를 따냈다. 마지막에는 최준용과 이정현의 득점까지 쏟아지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뉴질랜드는 경기 내내 여러 라인업을 활용하며 한국 대표 팀을 괴롭혔다. 하지만 허재 감독은 여러 용병술을 활용하며 이를 대처했다. 원정의 어려움을 안고 뛰었지만 이를 잘 이겨내며 예선 1차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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